남기상 前 청주시 흥덕구청장
미국계 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가 드디어 청주에 온다. 지난 2일 청주시는 코스트코 코리아, 충북개발공사와 프리미엄 유통시설 입점을 위한 3자간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코스트코 청주 입점에 첫발을 내디딘 셈으로 청원구 밀레니엄타운에 4만 4000㎡ 부지에 연면적 1만 5700㎡ 규모의 창고형 할인매장을 2028년 개장을 목표로 조성한다.
코스트코는 2015년도에 필자가 투자유치 담당자로 있을 때 청주테크노폴리스 부지에 입점을 타진했으며, 또 2022년에도 밀레니엄타운에 입점을 타진했으나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단체와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청주 진출 시기를 미루어 왔다. 그러나 청주시는 지난 2년간 코스트코를 접촉해 적극적인 구애로 투자성과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박수를 받을 만한 성과이다.
코스트코는 전통시장과 품목 및 고객층이 겹치지 않도록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필자도 세종과 천안의 코스트코를 여러 번 가본 적이 있다. 또 시민 다수가 인근지역 대형매장을 방문해 쇼핑을 한다고 한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전통시장에서 살 것이 있고, 대형매장에서 살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코스트코의 청주 입점은 환영하고 기대할 만한 일이다.
대형매장의 입점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순기능으로는 원정 쇼핑을 막아 소비 유출을 줄여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을 수 있고 시민 편익 증대와 양질의 고용창출 기대, 지역 농특산물 및 중소기업 우수제품의 안정적 판로확대이다. 하지만 역기능 우려도 적지 않다. 지역 유통 생태계 균형 붕괴 우려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기존 대형마트와 중소마트에 입점한 소상공인 등도 코스트코와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최근 청주시정연구원은 청주에 입점하는 코스트코가 5000억원에 가까운 지역경제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더 중요한건 지역과의 상생협력이다. 코스트코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약속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계약 단계에서부터 강력한 상생 조건을 제도화해야 하고 단순히 일자리와 세수 확보에 만족하지 말고 지역 농산물·중소기업 제품의 안정적 판로를 제도적으로 담보해야 한다. 청주시민의 내면적 오랜 숙원인 대형마트 입점이 청주에 첫발을 내디뎠다.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이윤창출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기업이 지켜야 할 사회적, 도덕적 책무이다. 코스트코는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받는 사랑을 어떻게 보답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하고 청주시는 코스트코가 약속한 사회적 책무를 꼭 이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이 모두가 함께 하는 상생의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