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
매년 9월 셋째 주는 ‘청년의 날’이다. 올해도 각지에서 청년의 날 기념행사와 축제들이 준비되고 있는데, 청년에 대한 소식들은 온통 암울한 것 뿐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10만 명 이상 늘었는데, 청년층 취업자는 20만 명 넘게 줄었다고 한다. 일과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30대 ‘쉬었음’ 인구는 8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경력직 선호가 강화되고, 질 좋은 일자리가 줄면서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뉴노멀이 된 저성장 기조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의 전환, 생성형 인공지능의 급성장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사회 진입을 앞둔 청년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우울과 불안으로 고통받는 젊은 세대가 점점 늘고 있다. ‘미래의 주역’이라는 수사적 표현보단 청년들이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실질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한 때다.
지역이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열쇠가 되지 않을까 고민한다.
일자리의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지 않고는 고용·주거 불안 등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만큼 정부가 나서 균형발전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에 더해 지역 또한 차별화 없는 산업·고용정책을 유지하는 대신 지역 특화 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해야 한다. 전통 제조업이나 1차 산업 구조에서는 청년층이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만큼 기후환경, 바이오, 스마트팜, 방산, 인공지능 등 첨단·혁신산업의 토대를 지역에 조성해야 한다.
특히 첨단산업은 단일 기업뿐 아니라 교육·연구기관과의 연계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에 규모 있는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할 잠재력이 크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고립되지 않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청년들의 협력 생태계를 형성하고 주도적으로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지자체 나름대로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지속성이 떨어지고, 프로젝트 형식의 단발적 사업으로 추진되다 보니 성과는 한정적이다. ‘워케이션’이나 ‘로컬 한 달 살기’ 같은 사업들이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청년과 지역이 깊은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려면 좀 더 지속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
청년들 또한 삶을 가꾸어 갈 만한 곳으로서 지역을 탐색하고 설계해 보길 기대한다. 지역을 불편하고 매력 없는 곳으로만 규정하지 말고 지역사회와 문화,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여기면 좋겠다. 청년과 지역이 서로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