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민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과 주무관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추석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이 이어온 가장 큰 명절이었다. 가족과 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풍요로움을 나누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뜻깊은 날이었다. 성묘를 하고 차례를 올리며 선대의 삶을 기억하는 전통은 세대를 넘어 이어져 왔다. 그 속에는 감사와 존경,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온 정신이 담겨 있었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이러한 민족적 정서와 함께하는 공간이다. 명절이면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국민이 현충원을 찾았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묘역 앞에 헌화하고 묵념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희생을 되새겼다. 부모와 함께 참배를 오는 아이들이 있었다. 귀성길에 들러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이들도 있었다. 조용히 묘역을 거닐며 고개 숙이는 시민의 모습도 있었다. 그 발걸음마다 보훈의 정신이 살아 있었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세워졌다. 일제 강점기,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이 있었다. 6·25전쟁의 격전지에서 나라를 지킨 호국영령이 있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결코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선열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이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보훈이다.

추석을 맞아 현충원을 찾는 국민의 발걸음은 단순한 성묘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분들을 향한 국민적 예였다. 조상을 기리는 전통과 맥을 같이하였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였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참배는 산 교육의 장이 되었다. 아이들은 묘역 앞에서 자연스럽게 나라사랑의 마음을 배웠다. 명절과 보훈의 정신이 만나는 순간이었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호국보훈의 가치를 확산시킬 것이다.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공간으로서 사명을 다할 것이다. 단순한 추모의 장소를 넘어, 역사를 기억하고 교훈을 전하는 산 교육장이 될 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현충원으로서, 미래 세대에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고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추석은 풍요와 나눔의 계절이다. 동시에 기억과 감사의 계절이기도 하다. 선열의 희생을 되새기고 공동체의 가치를 되살리는 날이다. 올 추석이 국민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을 전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현충원을 찾는 발걸음마다 나라사랑의 마음이 더욱 널리 퍼져 나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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