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자연스러운 노화로 인해 관절의 연골이 닳아 통증이 생기는 퇴행성관절염은 가만히 쉬면 덜 아픈 경향을 보인다.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활막에 염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 연골과 뼈까지 손상시키는 면역성 관절염이다. 오히려 움직이면 가라앉는 경우가 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비교적 젊은 30~40대에도 자주 발생하며, 여성에게 더 빈번히 나타난다. 손가락·손목·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에서 시작해 팔꿈치·무릎·발목까지 번질 수 있다. 피로감, 미열, 식욕 저하 같은 전신 증상이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관절 변형과 기능 저하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심각한 경우 폐섬유화 같은 전신 합병증이 동반돼 질환 부담이 커진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주요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관절이 굳는 느낌이 반복되고, 양쪽 손가락이나 손목 등 여러 부위가 함께 붓는 것이다. 관절 피로와 미열이 6주 이상 이어지고, 통증이 심해 수면이 방해될 정도라면 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하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하길 권한다.

한의학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을 급성 ‘실증(열감·이동성 통증)’과 만성 ‘허증(지속통·쇠약)’으로 나눠 침·약침(봉침 포함), 뜸·부항·한방물리요법,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를 실시한다. 침은 풍·한·습·열을 다스리며 근육·인대 회복을 돕고, 약침은 국소 항염·진통 효과를 보강한다. 한약은 면역 균형과 연골·뼈 보호를 돕는다. 실제 손목 통증에 대한 한의통합치료 효과는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소개된 자생한방병원 임상증례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를 받은 손목 통증 환자의 통증숫자평가척도(NRS)가 매우 심한 통증에 해당하는 9에서 치료 3주 후 가벼운 통증인 1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습관도 중요하다. 손가락 비틀기나 주먹을 꽉 쥐는 동작을 자제하고, 걷기나 수영 같은 관절 가동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해 굳어가는 관절을 부드럽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따뜻한 수건으로 통증 부위를 5분간 찜질하면 통증이 완화되고 움직임이 한결 부드러워질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통증이 온몸으로 옮겨 다녀 뼛속까지 아프고 호랑이가 무는 것처럼 아프다고 해서 ‘백호풍’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빨리 알아차리고 꾸준히 관리하면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아침의 뻣뻣함이 길어지는 날이 잦아진다면, 최대한 빠르게 조치를 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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