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희(1959~)

▲ 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침마다 창가에 쌓인

하루살이의 죽음을 본다



너무나 가벼워서

잡을 수조차 없는 주검,



한 점 가벼운 종말을 위해

하루를 치열하게 버텼던 생명이다



남아 있는 날개 하나

말없이 허공 속으로 사라진다



하루살이의 죽음 앞에서

생명의 끝을 만난다



삶이란 끝없는

꿈틀거림이란 걸



주검이 날아간

허공에서 알았다





하루살이는 이름에 걸맞게 성충으로 단 하루만 살기도 하지만 평균적으로 2~3일 생존하며, 길면 2~3주, 짧게는 1시간 만에 죽기도 한다. 생을 대부분 물속에서 유충으로 지낸다. 따라서 애벌레 기간까지 포함해 1년가량 산다. 하루살이의 유충이나 아성충에게는 입이 있지만, 성충은 입이 퇴화해 흔적만 남고 먹이 섭취를 못 하거나, 수분 섭취만 하는 정도이다. 그러니 내장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아침 창가에 쌓인 하루살이 주검을 보면 삶이란 끝없는 꿈틀거림이란 걸 느낄 수 있다. 가벼운 하루살이도 생명을 품어야 허공을 나는 것이니. 오늘 아침 창가에 떨어진 하루살이 주검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그러니 우리가 하루살이보다도 못하다고 했던 그 말은 고쳐 써야겠다. 그러한 비유는 사실 하루살이에게 얼마나 큰 실례인가. 하루살이는 무엇보다 자기에게 주어진 생을 온 힘으로 살아낸 뒤 창가에 와 최후를 남긴 것이니. 그것을 보고 시인이 생명의 가치와 삶의 소중함을 깨우치지 않았는가. 자기 생의 완성을 통해 생의 소중함을 증거로 남겨 인간을 깨운 하루살이에게 우리 모두 경배할지어다.

김완하(시인·시와정신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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