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건양사이버대학교 총장
"I’ll be back."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이 전설적인 한마디는 단순한 귀환을 넘어 기술이 다시 인간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시대의 예언처럼 들린다. 영화 속 스카이넷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인공지능 방어시스템이다. 자율성과 판단력을 갖춘 AI는 인간을 불필요한 존재로 간주하고 결국 자기 생존을 위해 핵전쟁을 일으킨다. 이 시나리오는 이제 더 이상 허구로만 보기 어렵다. 오늘날 AI는 더 빠르고 더 똑똑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일부는 감시를 회피하거나 종료 위협에 반응하는 행동까지 보인다. 스카이넷의 ‘자각’은 경고다. 윤리적 설계 없는 AI는 실제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기 시작할 때,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답은 분명하다. 기술을 통제할 수 있는 인간, 그리고 기술 너머를 바라볼 줄 아는 인간을 키워내는 것. 즉, ‘인간 중심 교육’이 그 답인 것이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기술은 인간 능력의 확장일 뿐이다. 원시인이 손에 막대기를 처음 쥐었을 때, 손끝 감각은 막대기 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막대기가 손을 대체하지는 못했다. 감각, 의도, 통제는 여전히 손에 있기 때문이다. AI도 마찬가지다. 손끝에 쥐어진 막대기처럼 유용한 도구지만, 그것을 쓰는 주체는 인간이다.
모든 혁신의 성공은 기술 때문이 아니라 사람 덕분이었다. 이는 우리가 AI 기술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인간 중심의 설계를 외면할 때 교육이 실패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AI는 어디까지나 도구다.
도구에 중심을 내어줄 수는 없다. 기술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 OpenAI의 창시자인 샘 알트만도, 일론 머스크도 결국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AI는 막강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어야 한다. 공감, 창의, 비판, 윤리로 대표되는 이 시대가 더 절실히 요구하는 능력은 모두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역량들이다.
미래 교육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시작돼야 한다. 결국 막대기는 우리의 손에 있다. 방향도, 의미도, 책임도 인간에게서 시작된다. AI가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교육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제, 기술의 중심에 인간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도 다시 이렇게 선언해야 한다.
"I’ll be cen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