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현 더젠병원 비수술센터 원장

의자에 장시간 앉아 일하거나 공부하는 습관, 스마트폰 사용 증가 등이 겹치면서 목과 허리 통증을 호소하거나 팔다리 저림 증상을 보이는 척추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척추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959만 6890명으로, 2019년(920만 737명)에 비해 약 4%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가장 많았고, 70대와 50대가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다소 많았다. 경추질환까지 포함하면 환자 수는 1224만 명에 달하며, 국내 인구의 80%가 평생 한 번 이상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는 통계도 있다.

척추질환은 조기에 적절한 관리만 이뤄져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충분한 휴식, 예방 운동, 물리치료나 도수치료 같은 재활치료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관리가 부족하면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고, 약물이나 주사치료가 불가피해진다. 특히 신경 유착이 발생한 경우 단순 주사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 ‘신경성형술’ 같은 시술이 필요하다.

◆절개 없는 비수술치료, ‘신경성형술’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PEN, 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은 미국 Racz 박사가 개발한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직경 1mm 내외의 특수관을 신경 유착 부위에 삽입해 유착을 직접 제거하거나, 관을 통해 약물을 주입해 압력으로 풀어내는 방식이다. 주입되는 약물은 신경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며, 튀어나온 디스크의 수분을 흡수해 크기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신경성형술은 전신마취가 필요 없으며, 국소마취 또는 간단한 수면마취만으로 2030분 안에 시술이 가능하다. 또 고령 환자나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도 대부분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시술 후에는 복대나 목 보호대 등 보조기를 착용한 뒤 23시간 경과 관찰 후 퇴원할 수 있어 빠른 회복과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시술이 권장되는 경우

신경성형술은 척추질환 환자의 상당수에게 적용 가능하다. 특히 △갑작스럽게 통증이 심해져 거동이 힘든 경우 △주사·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금세 재발하는 경우 △수년간 도수치료를 받아도 호전되지 않은 경우에 효과가 크다.

다만 척추 협착이 심하거나 척추전방전위증, 골절 등 구조적 이상이 있는 환자는 수술적 치료가 우선될 수 있다. 따라서 MRI 등 정밀검사를 통해 병변의 정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활과 생활습관 관리가 필수

신경성형술로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디스크 퇴행성 변화, 척추 인대 비후, 관절염 같은 근본 원인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바른 자세 유지, 정기적인 스트레칭, 하루 1~2시간의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도수치료와 운동치료 같은 재활치료를 병행하면 신경 압박을 줄이고 코어 근육을 강화해 척추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재발을 예방하고 장기적으로 건강한 척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