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식 우송정보대교수

19세기가 자유의 시대였고, 20세기가 평등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행복의 시대라 생각한다. 따라서 과거 생활의 핵심이 생존과 성장을 위한 경쟁구조였다면 이제는 자존과 자유를 위한 구조로 그 중심점은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생태, 복지, 재생, 문화, 참여라는 기존의 도시정책들은 대개 주어진 활력성 여부와 함께 재구성되고 있으며 그중 문화분야는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라는 요소가 사회흐름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도시민의 수준과 요구에도 쉽게 부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도시 정체성을 확립시켜 지역에 대한 전통성도 유지하고 문화 복지 차원에서 균등한 향유 기회를 제공하며 숨어 있는 잠재가치를 찾아 지역 성장의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음일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문화의 경제화와 산업화가 등장한다. 우리나라 「문화산업진흥법」에 의하면 문화상품의 기획·개발·제작·생산·유통·소비 등과 이에 관련된 서비스를 하는 산업을 일컫는다.

예술성과 창의성, 오락성, 여가성, 대중성 등 문화적 요소가 포함되어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유형과 무형의 재화와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아무튼 이 같은 문화 성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필수요소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특히, 삶의 터전에서 나름대로의 특성을 담고 있는 지역문화는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하는 도구이자 지역경제까지 살리는 성장동력, 동시에 지격(地格)도 높이고 지역 주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영리한 수단이라 주장한다.

본디 문화(culture)란 영어의 어원이 ‘밭을 갈다’, ‘가치를 창출하다’라 한다. 그중에서 정체성 회복(과거)과 문화 복지(현재)라는 측면도 요구되지만 「빛을 본다(觀光)」라는 미래형 문화현상에도 주목해야 하겠다.

흔히들 이러한 문화관광은 축구 경기와 많이 비유한다. 이기는 경기를 하려면 공만 바라보고 뛰어다니는 선수보다는 빈 곳을 잘 살피고 활력 넘치는 연결(패스)을 통해 경쟁자의 생각을 넘어서야만 한다. 따라서 감독이나 스타 선수 한 두 명으로는 불가능하다. 팀워크와 응원이다.

최근 ‘대전 0시 축제’가 끝났다. 시기와 장소, 예산규모 등이 실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시도였다. 먼저 직·간접적인 참여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 일명 ‘비판을 위한 비판’ 같은 진영 갈등도 감지된다.

그러나 이는 교과서에서 언급되는 문화변동이나 문화접변, 문화충돌은 결코 아닐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축제나 이벤트 차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좀 더 거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지금의 부족함을 하나씩 채워나갔으면 좋겠다. 나무란 항상 그 열매로서 존재가치가 평가받는다. 그러하기에 대전문화와 관여하는 모든 주체들 역시도 스스로에게 늘 묻고 물어 유익한 열매를 맺어야 하겠다. 객관 타당한 입장에서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함께 이끌고 있는가를! 문화융성은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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