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과 2대2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충남아산FC가 경남FC와의 110분에 걸친 혈투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선수 2명과 경남 감독까지 퇴장당하는 접전이 펼쳐졌지만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9일 오후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하나은행 K리그2 2025’ 24라운드 양 팀의 경기는 2대 2 무승부로 끝났다.
홈팀 아산은 후반 역전에 성공하며 막판까지 앞섰으나 추가시간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하며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리그 9위 아산은 중위권 도약을 위해 ‘6경기 무승’을 깨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주장이 손준호에서 김승호로 변경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내부 결속을 새롭게 다진만큼 경남을 꺾고 중위권 진출의 발판을 놓으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신송훈 키퍼가 골문을 지키고 이학민, 조주영, 정마호, 박종민이 수비벽을 쌓는다. 김영남과 손준호가 앞선에서 공수를 조율한다. 김승호와 박세직, 한교원이 원톱 김종민과 함께 득점을 노린다. 아산은 ‘4-5-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원정팀 경남은 최필수 키퍼를 중심으로 김선호, 박재환, 김형진, 이준재가 수비라인을 형성한다. 브루노와 이찬동, 박태용이 중원에 위치하고 마세도와 이중민, 박민서가 공격을 이끈다. 경남의 전술은 ‘4-3-3’이다.
홈팀 아산은 이날 새로운 공격 옵션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기존 비대칭이 아닌 다른 3백 중심의 전술을 선보였다. 그러나 아직은 선수들에게서 완벽하게 녹아들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공격 빌드업 과정에서 잦은 미스들이 포착됐다. 그러다 아산은 전반 11분 경남 박민서에게 선제 득점을 허용했다. 마세도의 측면 침투에 이은 중앙으로의 크로스가 뛰어들던 박민서 발에 정확하게 연결되면서 그림 같은 득점이 만들어졌다.
아산도 이후 공격의 세밀함을 더하면서 좋은 장면들을 그려나갔다. 전반 18분과 21분, 27분 손준호에게 찬스가 연결됐으나 위협적이진 않았다. 9분 뒤 측면의 정마호가 올린 크로스가 손준호에 연결됐으나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경남은 전반 39분 마세도가 때린 슈팅이 신송훈 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는 장면도 있었다. 전반 4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지만 득점은 없었다.
별도의 선수 교체 없이 후반을 맞은 양 팀은 전반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자 아산은 후반 6분 정마호를 빼고 이호인을 투입했다.
아산은 4분 후 이학민의 발에서 득점이 나오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교원이 박스 안에서 띄워준 공이 김종민을 지나 이학민에게 떨어졌고 침착하게 차 넣으면서 경남 골망을 흔들었다.
그런데 후반 23분 이날 경기의 향방을 가를 상황이 발생했다. 경남 브루노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아산 이학민의 얼굴을 가격했기 때문이다. 최승환 주심은 온필드 리뷰를 거쳐 브루노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여기에 경남 이을용 감독도 상황에 대한 항의를 하다 퇴장 카드를 받았다.
그러자 아산은 역전을 위해 숨겨놨던 카드를 즉각 활용했다. 한교원과 박세직이 나오고 데니손과 은고이가 투입된 것이다.
하지만 후반 31분 아산의 박종민도 경고 누적으로 경기장을 나와야만 했다. 그러면서 양 팀은 대등한 상황에서 후반 막판을 맞게 됐다.
아산은 후반 39분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은고이의 득점으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김승호가 올린 공이 김종민의 머리를 거쳐 골대로 향하자 경남 수비수가 걷어내려던 게 은고이의 몸에 맞고 들어갔다.
이 상황을 두고 경남 측에선 은고이의 손에 맞았다고 항의했으나 장시간에 걸친 ‘VAR’ 판독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그렇게 정규 시간이 종료되고 13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다.
경남은 후반 추가 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김형진의 득점으로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놨다.
아산은 남은 시간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아산은 이날 무승부 포함, ‘7경기 무승’이라는 기록을 받아들게 됐다.
아산 배성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승이 없어서 홈에서 분위기 반전하기 위해 준비했던 게임 모델을 꺼냈다”면서 “후반에는 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격적으로 더 주문을 했고 그 상황에서 이제 득점이 터지면서 역전까지 했는데 마지막에 또 좋지 않은 상황이 나타났다. 서포터즈 그리고 충남 아산을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 앞에서 승리하지 못해서 굉장히 좀 안타깝고 죄송스럽다”고 총평했다.
이어 “지금 현재로서는 수비 라인에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이 좀 큰 것 같다. 실수는 명확한 것 같다”며 “다시 영상 보면서 조금 더 준비하고 게임 모델이라든지 전술적인 저희 매뉴얼을 지금 발전 토의하겠다.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더 좋은 축구 공격적인 축구로 보답할 수 있도록 방향도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