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없는 더위에 냉방기기 사용 증가
오래 켜두면서 화재 발생↑매년 증가
전기적 요인 다수…멀티탭 사용 자제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여름철 냉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더위로 냉방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화재 위험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소방청 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에어컨 화재는 302건으로, 2022년 273건, 2023년 293건에 이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최근 3년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충청권에서 발생한 에어컨 화재는 총 89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20건, 2023년 25건, 지난해는 44건으로 전년 대비 76%나 치솟았다.
이 같은 증가세는 기후변화와 직결된다.
지난해 폭염 일수는 30.1일로 전년보다 2배 늘었고, 열대야 일수는 48일을 기록해 근 100년 중 최장 기록을 세웠다.
밤낮 구분 없이 에어컨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충청권 에어컨 화재 89건을 분석한 결과, 접촉 불량 등의 전기적 요인이 68건(80%)를 차지했다.
접촉 불량이 21건(30.8%)으로 가장 많았고, 절연열화 단락 19건(27.9%), 미확인 10건(14.7%) 등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 17건은 기계적 요인이나 부주의가 원인이었다.
10년 이상 된 노후 에어컨의 전선 피복 손상이나 접촉부 부식도 화재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
30일까지 충청권에서만 벌써 13건의 에어컨 화재가 발생했다.
37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는 등 여름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추가 화재 발생 우려는 여전한 상황.
문제는 에어컨뿐만이 아니다.
같은 기간 충청권에서 발생한 선풍기 화재는 49건에 달했으며, 이 중 27건이 전기적 요인으로 밝혀져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온 상승으로 써큘레이터, 냉풍기 등 각종 냉방용품 사용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래된 제품일수록 부품 노화로 인한 위험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오래된 선풍기의 모터 과열이나 써큘레이터의 전선 손상 등도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에 소방당국은 냉방기기에 대한 화재예방 점검요령을 제시했다.
사용 전 전선 상태와 플러그 접촉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멀티탭 사용을 피해 전용 콘센트나 단독 콘센트를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또 10년 이상 된 제품은 교체를 권장하며, 교체가 어려울 경우 내부 먼지 제거와 실외기 주변 가연물질 정리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선풍기나 써큘레이터의 경우도 장시간 연속 사용을 피하고, 소음이나 진동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가 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