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각급 학교에 보급
‘마음의 힘 키우는 교육’ 주목

청주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학생들이 충북도교육청이 보급한 마음글 필사노트를 쓰고 있다.
청주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학생들이 충북도교육청이 보급한 마음글 필사노트를 쓰고 있다.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손글씨로 글을 옮겨 쓰는 필사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인기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이 주는 안정감이 매력이다.

충북도교육청도 AI(인공지능)시대 교육의 한 해법으로 필사에 주목하고 있다.

충북 도내 각급 학교와 기관에는 지난 14일부터 마음글 필사노트가 보급되고 있다. △도담도담 자라는 마음글 필사노트 △반짝반짝 빛나는 마음글 필사노트 △중학생을 위한 마음글 필사노트 △고등학생을 위한 마음글 필사노트 등 4종이다.

마음글 필사노트는 충북형 마음 건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감정을 돌보며 마음의 힘, 즉 마음근육을 키워가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기획됐다.

유튜브 영상으로 세상을 보고 키보드로 자신을 표현하는 MZ세대는 긴 글을 읽거나 낯선 어휘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챗GPT 등 생성형 AI의 확산은 더욱 글쓰기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좋은 문장을 직접 손으로 따라 쓰면서 소리내 읽는 방식은 이런 언어능력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번 노트 제작에는 마음글 필사 프로그램 지원단 중 23명의 필사 연구진이 주도적으로 자료를 선별해 집필했으며 윤리·국어 교육 전공 교수와 학교장 등 전문가의 감수를 거쳐 교육적 가치와 적절성을 높였다.

제작에 참여한 천은서 삼성중 교사는 “필사를 하면서 아이들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자기 마음의 결을 느끼는 시간이 될 거라 믿는다. 시중에 판매하는 노트와 다르게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모으고, 학생의 눈높이를 고려했다”고 기획 과정을 밝혔다.

필사노트는 파일로도 함께 제공해 학교별로 자율 제작·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도교육청은 SNS 공유, 필사 전시, 필사 릴레이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으로도 운영할 예정이다.

조선진 도교육청 인성시민과장은 “이 노트가 학생들에게 작은 쉼표 같은 선물이 되고, 한 장 한 장 써 나가면서 마음을 건강하게 키워가길 바란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한 글자씩 정성껏 옮겨 적는 작은 실천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환하게 비추는 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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