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장
"사회복지회관은 단순한 기능적 건물이 아니라 상징성과 품격을 갖춘 공간이 될 것입니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복지와 시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2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대전사회복지회관 기획디자인 작품 발표회’에서 이장우 시장님의 말씀이다.
이날은 단순한 디자인 발표회가 아닌 대전 사회복지계의 오래된 바람에 색이 입혀지고, 새로운 숨이 불어넣어진 뜻깊은 자리였다. 행사장에는 복지 종사자와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대전 복지계의 상징이 될 공간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갈지 기대와 설렘 속에 지켜봤다. 다섯 개의 디자인은 각각의 철학과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대전과 중구 대흥동의 역사를 담고 지리적인 가치를 품은 디자인부터 ‘사회복지’와 ‘시민’을 연결하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소개됐다. 그 발표를 지켜보며 ‘대전의 미래’, ‘사회복지 연대’, ‘설렘과 기쁨’ 등 여러 생각이 떠오른 한켠에 ‘약속과 신의’라는 묵직한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2022년 11월, 대전시사회서비스원에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사회서비스 현장을 찾는 일이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종사자분들과 직접 눈을 맞추고 기관·단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현장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과 사회복지 관련 기관이 함께할 수 있는 사회복지회관 건립에 대한 염원이었다. 2023년 2월 사회서비스원을 방문하신 이장우 시장님께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고, ‘사회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과 ‘대전사회복지회관 건립’을 ‘약속’하셨다.
그날의 약속은 지난해 제4차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개선 추진계획(2024년~2026년)이 진행되면서 대전형 임금체계를 도입, 건강검진비 지원과 자녀돌봄 유급휴가 등을 실현함으로써 현실이 됐다. 그리고 ‘대전사회복지회관’ 건립 역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사회복지회관은 대전시 내 여러 사회복지 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종사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공간이 될 것이다. 나아가 시민들에게는 흩어져 있던 복지 자원을 한 곳에서 안내받고 보다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사회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중심지가 될 것이다.
신의는 결코 가벼운 말이 아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기대보다 진심으로 보여줄 때, 그리고 약속을 지킬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이름이다. 그래서 사회복지회관의 청사진이 하나둘 그려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여러 감정과 함께 ‘신의’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익숙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가치. 신의는 누군가의 삶에 닿을수록, 그 무게는 더욱 깊고 크다.
약속이 지켜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누군가에겐 깊은 신뢰를, 또 다른 누군가에겐 간절한 감동을 안긴다. 나 또한 대전시사회서비스원장으로서 시민과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삶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많은 이들에게 울림과 감동을 전하고 싶다. 취임식 때 ‘세상의 근심은 먼저 하고, 즐거움은 나중에 누리겠다(先憂後樂)’고 다짐했던 그 약속을 떠올려본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기대를 넘어 진심으로 약속과 신의를 지켜가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