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아직 7월 초순인데도 날씨 예보를 할 때 무더위 찜통더위 불볕더위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 소식이 잇달아 들려온다. 기후 위기는 몇 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이다.

여름에 실내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고 일을 하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에어컨은 가동하면 할수록 지구는 더욱 더워지는 악순환의 존재다. 에어컨을 돌리면 화석연료를 쓰는 발전소는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해야 하고,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늘어나 지구는 더 굵은 땀을 흘리게 된다. 그 땀을 식히기 위해 우리는 다시 에어컨을 켜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며칠 전 레오 14세 교황은 기후 위기로 가장 먼저 고통받는 이들은 가난하고 소외되고 배제된 이들이라고 밝히며,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지구에 사는 사람은 기후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심각성은 모두가 인지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지구의 환경과 생태를 생각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세종에 있는 초등학교를 예로 들어보면, 1학년 학생들은 지구의 생태환경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관련된 책을 읽고, 학교 주변 하천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활동을 한다. 4학년은 관내에서 벌어지는 친환경 사례를 탐색하고, 환경파괴를 하는 생활습관을 탐구하는 학습도 진행한다. 학교의 특성마다 학년별 프로그램 운영에는 차이가 있으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실천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세계기상기구는 지난해 아시아의 지구 가열화 속도는 전 세계 평균 두 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 해수면 온도도 역대 최고 기록을 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기후 위기를 말할 때 지구 온난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지금은 지구 열대화나 지구 가열화라는 말을 더 자주 쓰고 있다.

밤에도 에어컨을 끌 수 없는 여름을 맞아 레오 14세 교황이 지적했듯이 기후 위기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후 위기에 책임있는 나라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나, 개인들도 에너지 소비를 줄여 기후 불평등을 해소하는 일상의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올여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글로벌 보일링’이라는 뉴스가 이어질 것이다. 지구의 끓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내가 먹는 고기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쓰이는지, 수거함에 내놓은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배출되는 탄소량이 얼마나 많은지, 모든 태도와 습관을 진지하게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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