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연 주다교육경영연구소 대표
조직 생활을 하게 되면 여러 사람이 모여 현장의 다양한 사례와 개선 방안을 나누는 자리가 많다. 그때마다 어느 한 사람이 유난히 발언을 독식하는 경우가 있다. 다양한 경험을 강조하며 과거 본인이 주도했던 프로그램이나 지도 사례를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자기 생각이 맞는다고 주장을 펼친다. 토론의 대부분 시간을 그 한 사람의 경험담으로 채우다 보니 정작 다양한 현장의 의견은 공유되지 못하고, 회의가 끝나버려 아쉬움이 너무 많았던 기억이 난다.
이런 것은 진정한 의미의 리더십이라기보다는 권위적이고 자기과시형 행태에 가깝다. 즉 구성원에게 영향을 주기보다는 의사소통을 막고, 조직의 성장과 협업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기본적으로 리더십은 개인이 집단이나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발휘하는 영향력과 태도를 말한다. 단순히 지시하거나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에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고,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만드는 힘이다.
바람직한 리더십은 단지 조직이나 공동체를 이끄는 능력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인간 중심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말이나 권위보다는 모범과 신뢰, 공감과 책임감으로 실현되는 리더십으로 사람을 향하고 가치를 지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따르게 하는 힘이다. 혼자만의 이야기와 큰소리로 앞서가는 사람이 아니라, 묵묵히 옆에서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다. 이러한 리더십이 우리의 본보기이자 미래의 희망이다.
조직에서 인재를 등용할 때, 리더는 사람의 본질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미사여구가 섞인 언변이나 SNS에 올리는 포장된 글에 매혹되어 그것에 근거해 사람을 등용하면 안 된다. 과대 포장된 인물 대신, 조용하지만 진실하게 일하는 사람을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조직과 공동체에 건강한 문화와 신뢰를 정착시키기 때문이다. 미사여구나 포장된 글은 일시적인 환상을 줄 수 있지만, 사람의 내면을 보지 못한 채 겉모습만 보는 리더는 결국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사람을 사람답게 보고, 그 본질을 존중하는 리더는 조직을 건강하게 이끌고 신뢰받는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 사람의 잠재력과 인생 전체에 관심을 두고, 본질을 꿰뚫는 눈과 사람을 진실하게 존중하는 것은 인간다운 리더의 기본 자질이다. 인간다운 리더는 시대의 유행보다 영속적인 가치와 진실에 무게를 두기 때문에 사람의 진정성, 인격, 태도, 삶의 궤적 같은 본질적인 요소를 보며, 사람을 쓰고 버릴 자원이 아닌, 함께 성장해야 할 동료로 인식한다.
잘난 체하지 않고, 알아도 다 말하지 않으며, 말보다 행동으로 인간다운 리더십을 발휘하는 참다운 리더의 모습이 필요한 시기이다. 리더가 스스로 과시하는 것을 지양하고, 구성원의 역량과 의견을 존중하며, 실제 행동으로 지원과 변화를 끌어낼 때 조직에 신뢰와 지속적 성장을 가져온다. 이를 위해 겸손·경청·자율 위임·행동 중심 실행, 실패의 솔직 인정이라는 태도를 갖고,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간다운 리더십을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주도연 주다교육경영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