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규 대전 대덕구청장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지난 6일 제70회 현충일에 이어 오는 25일 6·25전쟁 75주기, 29일에는 제2연평해전 23주기를 각각 맞게 된다. 이처럼 6월은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친 분들의 고귀한 넋을 기리고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소중한 달이다.

필자는 6·25전쟁 직후 세대로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어렸을 적 부모님께 전해 들은 6·25전쟁은 그야말로 삼천리 금수강산을 핏빛으로 물들인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다고 한다. 국가기록원 자료에 따르면 이 전쟁으로 한국군 62만명, 유엔군 15만명 등 총 77만명의 군인들이 사망·부상·실종·포로 등의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수백만명의 민간인 사상자들이 발생하는 등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아픔과 질곡의 전쟁이었다.

다시는 이 땅에 이 같은 참화가 일어나서는 절대로 안 되지만, 무려 75년이 지난 2025년 현재도 남과 북이 긴장 상태로 대치하고 있다. 종전이 아닌 휴전의 상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죽음을 무릅쓰고 전장을 지켰던 6·25 전쟁 참전 용사분들도 한 분씩 한 분씩 사라져 가신다. 국가보혼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생존해있는 참전 용사분들은 약 23만 5000명이다. 전쟁 직후 100만명에서 75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생존해 계신 참전 용사분들도 매년 평균 1만 4000명이 세상을 떠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이미 90세를 넘어 93세라고 한다. 대덕구에 생존해 계신 6·25참전 용사분들도 40명으로, 전쟁의 참화를 온몸으로 견디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해 주신 분들이 해마다 먼 길을 떠나고 계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진정 6월은 6·25참전 용사분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드려야 함이 마땅하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일궈낸 모든 역사는 참전 유공자들의 경이로운 용기와 투혼, 그리고 고결한 희생과 헌신 때문임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작금(昨今)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것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나라 사랑 정신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우리가 꼭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것처럼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실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일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얼마전 지나간 제70회 현충일 조기(弔旗)게양이다. 대덕구청은 물론 일선 동 주민자치회, 부녀회 등에서 조기 게양을 적극적으로 홍보했지만, 참여율은 기대에 못 미쳤다. 우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았지만, 이를 슬기롭게 물리쳐 나라를 지켜 왔으며 그때마다 수많은 애국 선열의 목숨을 바쳤다. 따라서 우리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에게 부끄럼이 없는 후손으로서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애국심을 꾸준히 길러야 한다. 나아가 6·25 전쟁의 쓰라린 아픔을 반성하고 평화적 남북통일을 위해 온 국민이 화합의 정신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역사는 단순히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이자 미래이다. 특히, 나라를 위해 몸을 바쳐 희생·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의 역사는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국가유공자에 존경과 예우를 다하며 ‘보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 역시 참전유공자를 위한 보훈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가면서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돌보는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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