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고용 형태 근로자 감소세 심각
상용직 줄고 무급가족 종사자 증가세
경제계 “지역 고용 생태계 위축 우려”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지역 자영업자들의 고용 형태가 직원 없이 혼자 일하거나 가족 무급노동에 의존하는 형태로 확대되며 고용의 질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해마다 인상되는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4대 보험 등 고정 인건비 부담이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고용 대신 ‘나홀로 운영’이라는 생존 방식을 택하는 모양새다.
13일 충청지방통계청의 ‘2025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전의 전체 취업자 수는 81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9000명(2.4%) 증가했다.
고용률 역시 62.6%로 1.2% 상승해 겉보기에 양호한 수치지만 고용의 세부 내용은 결이 다르다.
우선 자영업자 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 달 기준 대전 지역 자영업자는 15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만 3000명(9.4%) 늘었다.
2023년 5월 기준과 비교했을 때는 1만 50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와 함께 무급가족종사자도 같은 기간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23년 5월 기준 1만 6000명이던 무급가족종사자는 지난 달 2만 1000명으로 증가했다.
고용 없이 가족이 함께 일하는 형태의 자영업이 늘어난 모습이다.
반면 직접 고용 형태 근로자는 감소했다.
상용근로자는 2023년 5월 49만 9000명에서 지난 달 47만명으로 2년 사이 약 3만 명 가까이 줄었다.
일용근로자 역시 2023년 3만 7000명에서 올해 2만 1000명으로 급감했다.
대신 임시근로자는 같은 기간 11만 1000명에서 15만 3000명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단기·비정규직 고용 비중이 높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자영업자는 늘었지만 고용을 동반하지 않은 채 ‘혼자 일하는’ 또는 ‘가족이 돕는’ 형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인건비 부담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지급 의무, 4대 보험 등 각종 고정비가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차라리 혼자 일한다’는 선택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최근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 1500원을 제시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이 빠르게 늘어가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지역 노동시장 고용 창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들은 "고용 없는 자영업 증가와 가족노동 의존 확대는 지역 고용 생태계 위축을 보여주는 지표다"라며 "특히 고용 감소는 소비여력 저하, 사회보험 가입률 저하 등 다양한 부정적 파급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