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세계 헌혈자의 날]
지난해 헌혈 참여자 전체 5.5%
충청건 번화가 여부따라 실적差
지역민 관심·참여 절실한 상태

지역별 헌헐률 및 연도별 전국 헌혈률. 그래픽=김연아 기자. 
지역별 헌헐률 및 연도별 전국 헌혈률.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지역 헌혈의집이 저조한 헌혈률로 존폐 위기에 놓였다.

전국적으로 낮은 헌혈률에 울산 등 일부 지역 헌혈의집이 폐소 위기에 직면했는데, 충청권 역시 접근성에 따른 수급 편차가 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2일 대한적십자사의 혈액사업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에 참여한 국민은 전체 인구 기준 5.58%, 헌혈가능인구 기준 3.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헌혈률을 분석해 보면 2015년부터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1년까지 헌혈 건수가 매년 0.1~2%씩 감소했다.

2022년부터 소폭 반등하기 시작했는데 이마저도 코로나 이전을 넘어서지 못했다.

시도별 인구 대비 헌혈실적은 울산이 9.9%로 가장 높았고 서울(9.8%), 강원(9.6%)이 뒤를 이었다.

대전·세종·충남은 평균보다 0.5%p 높은 6.1%였지만, 평균 혈액 보유량이 불안정한 시기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2022년 6.4일, 2023년 5.8일, 지난해 6.1일로 적정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3년·지난해 1~4월 동안 각 4.65일과 3.98일로 혈액 수급 ‘관심’ 단계가 내려졌다.

충북의 헌혈률은 5.7%로 전국 평균과 유사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울산의 높은 헌혈률은 울산과학대센터가 폐소 위기에 처했다는 언론 보도 이후 지역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2015년 2907건이던 해당 센터의 헌혈실적은 2023년 976건으로 66.4% 급감하며 전국 154개 센터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후 울산혈액원과 울산 동구청이 적극적인 독려 활동에 나서면서 1년간 실적을 1680건까지 증가,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충청권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비교적 번화가에 위치한 대전 으능정이센터·둔산센터의 헌혈건수는 2만 건 이상이지만 송촌센터·충북 가로수길센터는 각각 1993건, 1262건으로 울산과학대센테와 비슷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서다.

접근성이 낮은 데다 헌혈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청년층 인구 감소, 초고령사회 진입, 짧은 운영 시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체 헌혈자 가운데 20~29세가 35.5%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고, 16~19세는 19.3%로 청년층이 절반 이상이다.

반면 30~39세(15.9%)부터는 참여율이 10%대로 대동소이하며, 60세 이상은 2.1%에 그친다.

대한적십자사가 실적이 저조한 헌혈의집을 폐소 후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으로 이전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어서, 지역민들의 관심과 헌혈 활성화가 절실해 지고 있다.

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 관계자는 “실적이 저조한 충청지역 센터 두 곳은 혈액원에 속해 있어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실적이 저조한 헌혈의집을 폐소 후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에 신규 신설하고는 있다. 지자체·지역사회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조례 제정, 헌혈 홍보·참여 독려 등 혈액보유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