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각] 김승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임연구원 인터뷰
연구 집중 가능한 대덕특구… 수도권 인재 쏠림 등 어려움 꼽아
지방교통 접근성 제고·기업 유치 통한 협력체계 구축 대안 제시
“신진 연구자 아이디어 성숙 기다려줄 수 있는 연구생태계 필요”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젊음’의 사전적 의미는 ‘나이가 적고 혈기가 왕성한 상태’로 정의돼 있다. 하지만 ‘젊음’이라는 것은 때로는 틀에 박히지 않은 유연성, 남들과는 다른 참신함 등을 의미한다. 특히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원화되면서 여러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성화되지 않은 젊은 감각과 새로운 해결방안 제시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에 충청투데이는 정유정 편집국 부국장이 지역사회의 각계각층을 직접 만나는 ‘젊은 감각’이라는 초대석을 통해 우리 사회의 주요 의제와 충청권 비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들어보고 이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전 세계가 뛰어든 치열한 기술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과학기술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적 자산으로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가의 과학기술역량이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척도로 자리 잡은 지금, 대한민국도 미래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학기술 육성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청사진이 제시되는 이때, 연구 현장에서는 국가 차원의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 환경 조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유정 부국장은 연구현장의 최일선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 젊은 과학자를 만나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정 부국장이 만난 김승현 전임연구원은 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주관하는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인 유전자·세포치료 전략연구단에서 바이러스를 활용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서울에서 학위 과정을 마치고 대덕특구로 온 김 연구원은 ‘대덕특구’를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생명연 등 여러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모인 만큼 집적된 과학기술 인프라를 활용한 효율적인 연구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연구에 집중 가능한 환경’이라는 장점이 있음에도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대덕특구의 현 상황을 지적한 정 부국장의 물음에 김 연구원은 ‘수도권 인재 쏠림’과 ‘지방’이라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주변 동료들도 대부분 대전이라 못 간다는 반응이고 저 역시도 대전에 오기까지 고민을 했었다”며 “학생·연구원들의 대부분이 서울·수도권에 밀집해 있다 보니 함께 연구를 진행할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덕특구의 교통 접근성 제고, 기업 유치를 통한 협력 체계 구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 부국장은 젊은 과학자들이 국내에 기반을 다지지 못하고 해외로 떠나는 현상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신진 연구자의 기반 구축에 대한 지원 부족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하기 어려운 연구환경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그는 “현재 ‘한우물파기 프로그램’ 같은 청년 연구자 지원 사업이 있지만 청년보다는 성숙한 연구자가 받을 수 있는 과제라는 인식이 있다”며 “젊은 과학자들은 초기 연구기반 구축을 위한 ‘시드머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데 제도적인 지원이 동반된다면 효과적인 연구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보장돼야 한다”며 “기회 부족을 이유로 해외로 진출하거나 비연구 분야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 이는 한국 과학계의 큰 손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정 부국장은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풀어내야 할 숙제가 무엇이냐”물음을 건냈고 김 연구원은 ‘도전적인 실패’가 가능한 연구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눈앞의 연구 성과보다 참신한 아이디어의 성숙을 기다려줄 수 있는 연구생태계가 조성돼야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아이디어가 성숙할 시간을 주고, 실패를 인정하는 문화가 없다면 젊은 연구자들은 도전을 포기하게 된다”며 “창의성과 도전에서 혁신적인 연구성과가 수반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연구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와 함께 독립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과 지원이 뒷받침될 때 안정적인 연구환경이 조성돼 글로벌 경쟁력 있는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