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역 89곳 방문… 충청 12곳 뿐
영남 24곳·수도권 23곳 비하면 턱없어
김문수 53곳 중 충청권 6곳 들렀지만
체류시간·현장행보 보면 짧게 머물러
[충청투데이 조사무엘·권오선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 대선후보들의 전국 유세전이 한창인 가운데 충청권은 여전히 ‘경유지’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지역사회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후보들마다 ‘캐스팅보트 충청’이란 구호를 선거 때마다 반복하지만, 정작 유세 발걸음은 수도권과 영남권에 집중되며 지역 민심 잡기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대선 주요 후보들의 공식 일정 중 권역별 지역 방문 비중을 분석한 결과, 충청권에 할애된 비중은 10% 초반에 불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경선 이후 공식 후보로서 일정을 시작한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24일간 전국 89개 지역을 방문했다.
이 중 충청권은 12곳으로 전체의 13.4%를 차지하며 강원·제주와 함께 최하위에 머물렀다.
세부적으로 영남권이 24곳(26.9%)으로 가장 많았고, 수도권 23곳(25.8%), 호남권 18곳(20.2%) 순이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최종 경선 이후인 지난 4일부터 21일까지 18일 동안 53곳을 돌았는데, 수도권이 27곳(50.9%)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영남권 17곳(32%), 충청권 6곳(11.3%), 호남권 3곳(5.6%)이었고, 강원과 제주는 한 번도 찾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엔 충청권도 일정 비중을 확보한 듯하지만, 실제 체류 시간과 현장 행보를 살펴보면 실상은 다르다.
이 후보가 충청권을 방문한 일정 중 온전히 충청권에만 머문 일정은 지난 6일 하루 뿐이다.
그 외 일정은 타 권역과 연계된 순회 일정으로, 체류 시간은 짧았다.
공식 유세는 지난 12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의 한 차례 뿐이었다.
반면 영남권엔 지난 13~14일까지 이틀간, 호남권엔 지난 15~18일까지 나흘간 집중 유세에 나서며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현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며, 22일은 제주도로 발길을 옮길 예정이다.
김 후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립대전현충원 참배와 충청권 선대위 출정식 일정을 제외하면, 충청권 유세 일정은 지난 16일 하루였다.
이후 일정은 수도권과 호남권에 집중되며 격차는 뚜렷했다.
이런 행보는 양 후보 모두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과 영남권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효율성 중심’의 유세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은 영남 지역 득표 없이는 ‘이재명 대세론’을 굳히기 어렵다는 판단 속 영남권 유세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부 결속과 지지층 방어에 초점을 맞추며 수도권과 영남권 중심으로 외연 확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렇다 보니 지역에선 후보들은 충청을 ‘상징’으로 활용할 뿐 실질적인 정책 발표나 현장 소통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두 후보가 제시한 지역공약 대다수가 실질적 로드맵이 없거나 핵심 사안이 빠진 경우가 많아 일각에선 ‘허울뿐인 공약만 남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이름만 캐스팅보트이지, 충청권은 여전히 ‘한 번 들러주는 지역’에 머무르고 있다"며 "말로는 행정수도, 과학수도를 외치면서 실제 발걸음은 뜸한 이중적인 태도는 결국 표심의 냉소로 되돌아올 것"고 지적했다.
조사무엘 기자·권오선 수습기자 samuel@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