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움뜰 이전으로 관사 다시 공실 위기
시민개방·외교공간 활용안 두고 의견 분분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어린이집으로 쓰이던 충남도지사 관사가 다시 빈집이 될 처지에 놓였다.
확장된 육아종합지원센터로 어린이집 기능이 이전되면서 해당 건물의 향후 활용 방안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구 도지사 관사 건물을 ‘충남 아이키움뜰’ 어린이집으로 운영해 왔다.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충남 아이키움뜰‘은 병원 이용이나 야근, 경조사 등 아이를 맡겨야 하는 긴급상활 발생 시 맞춤형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설로 도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인근에 ‘365x24 어린이집’ 2곳이 문을 열고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신축이전함에 따라 이곳 어린이집과 기능이 중복되면서 관사 건물은 미사용 상태로 전환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이 공간의 향후 활용 계획이 불투명하다.
도는 최근까지 건물 사용 관련 각 부서에 수요 조사를 실시했지만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상태다.
용봉산 자락에 위치한 도지사 관사는 부지 2150㎡에 연면적 약 340㎡ 지상 1층 4개 동 규모다.
도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한 대안이 나오면 용도 전환 후 사용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사가 권위주의의 상징이자 예산 낭비란 비판으로 최근 시도지사들은 따로 집을 마련하면서 빈 관사는 시민이나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민의 접근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지닌 관사를 단순히 빈집으로 남기보다는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관사를 본래 목적에 맞게 충실하게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앞으로 지방정부의 역할이 강화되고, 특히 외국과의 직접적인 관계가 늘어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기업이나 외국 손님들이 와서 편안히 담소를 나누고 지역 발전을 논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면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조건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더 많은 것을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덧붙이며, "관사를 없애면 대신 관사 대체용 임대 비용도 들게 된다. 그보다는 본래 목적에 맞게 운영해 외교적, 경제적 기회를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