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홈페이지에 한달간 게시… 문제 제기하자 수정

[대전시의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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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대전시의회가 라오스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온 뒤 공개한 출장 보고서에 출장지와 관련 없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보고서는 시의회 홈페이지에 한 달 가까이 게시됐으며, 문제가 제기된 후에야 수정됐다.

11일 대전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A 시의원과 공무원 4명은 지난해 12월 16~21일까지 라오스를 방문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지난달 14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4년 장애인사회참여증진특별위원회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라오스)’에는 출장지인 라오스와 무관한 일본 관련 내용이 반복적으로 나왔다.

보고서 첫 장에는 “대형재난 대비 장애인 안전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일본의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통해 의정활동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국외 출장 결과 보고”라고 적혀 있었다.

출장 목적을 설명하는 부분이지만, 라오스와 전혀 관계없는 일본이 등장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라오스의 정치 현황을 설명하는 부분에는 주요 정당으로 일본 자민당과 공명당이 기재됐으며, 라오스 집권당인 라오인민혁명당은 그 아래 칸에 배치됐다.

또 라오스 민족 구성에 대한 설명에서도 야마토족, 기타 재일교포, 아이누족 등 일본 내 민족이 포함되는 등 전혀 맞지 않는 정보가 들어갔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8월 26~28일까지 시의원들이 일본 도쿄를 방문한 뒤 작성한 출장 보고서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일본 출장에는 A의원을 비롯한 의회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결국 일본 출장 보고서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기존 내용을 그대로 옮겨오면서 이러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러한 오류가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한 달 가까이 홈페이지에 공개됐다는 점이다.

대전시의원 공무국외출장 조례에 따르면, 의원은 귀국 후 30일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60일 이내에 상임위원회나 본회의에 출장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이후 보고서는 의장에게 제출된 후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즉, 보고서 작성부터 검토, 게시까지 최소 세 차례 이상의 확인 절차를 거쳤음에도 일본 출장 자료가 포함된 상태로 공개된 것이다.

시의회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0일 오전 보고서를 수정해 다시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파일을 업로드하는 과정에서 작업 중이던 파일이 올라갔다”며 단순 실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출장 보고서가 의원 검토를 거쳐 공식적으로 제출되고, 여러 단계를 거쳐 공개되는 만큼 단순 착오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공무국외출장은 시민 세금으로 진행되는 만큼 보고서 작성과 검토 과정이 더욱 철저해야 한다”며 “향후 보고서 작성 절차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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