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식 홍성의료원장

▲ 김건식 홍성의료원장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장에서 경험을 쌓은 외과 전문의 주인공이 국내 중증외상센터를 이끌며 생명을 구하는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의료진 부족, 과중한 업무, 재정난 등 현실 속 의료 문제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의료진이 부족해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장면들은 지방의료원이 처한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중증외상센터의 가장 큰 문제는 전문의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방의료원도 필수 진료과목을 담당할 의료진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응급의학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며, 지방에서의 근무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대형 병원으로 인력이 몰리면서 지방에는 의료 공백이 심화되지만, 이를 해결할 실질적인 대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재정난 역시 지방의료원의 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지방의료원은 태생적으로 의료원 설립 목적에 따라 민간과 차별된 포괄적·공익적 미충족 필수 의료서비스 제공 등 지역거점책임의료기관으로 수익성보다 사각지대 없는 보건의료의 균형적 역할 수행이 우선이기 때문에 공공의료에 집중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다.

교통의 발달 또한 환자와 의료진의 외부 유출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방 근무를 유도할 수 있도록 의료진의 처우를 개선하고, 전공의 수련 과정을 지방에서 확대하는 등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또 필수 의료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환경을 조성하고, 의료 소송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방의료원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필수 의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의료 수가를 현실화하고, 시설과 장비 투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의료원이 지역 의료 체계의 중심이 되면,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문제도 완화될 수 있다.

중증외상센터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 의료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작품이다.중증외상센터가 겪는 문제들은 지방의료원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으로 유지되는 공공의료 시스템의 한계 또한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지방의료원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

지방의료원의 존립은 곧 지역 주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며,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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