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서대전역 바뀌어야]
호남선·대전선 분기… 대전 관문역할
호남고속철도 개통 후 전성기 빛 잃어
호남선 고속화·도시철도2호선 호재
계획이행 땐 트리플 역세권으로 도약
방문객 끌어들일 요소 뒷받침 필요

서대전역.
서대전역.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대전에서 존재감을 잃어가던 서대전역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충청권 광역철도, 도시철도 2호선 신설 등 연이은 교통 호재를 발판 삼아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14년 1월 22일, 서대전역은 조그마한 1층짜리 목재 역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서대전역은 대전의 성장과 함께 발전을 이어왔고, 이후 호남선과 대전선이 분기하는 교통 요충지로 자리매김하며 대전의 주요 관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서대전역의 전성기는 지난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당시 코레일은 KTX 전체 편성의 20%만 서대전역에 정차하는 운영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안했다. 호남 정치권에서도 서대전역 경유 시 고속철도 운행 거리가 늘어난다며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결국 국토부는 이를 최종적으로 승인했고, 하루 62편이었던 서대전역의 KTX 정차 횟수가 18편으로 대폭 줄어들게 되면서 지역민의 불편과 역 주변 상권 침체가 시작됐다.

여기에 지난 2023년 국토부가 발표한 경전·전라·동해선 SRT 신규 노선 계획에서도 서대전역이 배제되는 등 현재까지도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 최근 서대전역 일대에 변화의 기류가 불면서 지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서대전역 활성화의 최대 관건으로 여겨지는 호남선 고속화 사업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으며, 최근 첫 삽을 뜬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도 2028년 말 정식 개통을 앞두고 있다.

특히 트램은 서대전역을 중심으로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CTX) 구간과 환승 연결됨과 동시에, 인근에 있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 서대전네거리역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서대전역 일대는 대전 최초의 트리플 역세권으로 지역의 새로운 교통 중심지로 떠오르게 된다.

또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 주요 거점도시 간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새로운 생활권 형성 등 원도심의 부흥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호재만으로는 지역의 부흥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서대전역 일대가 호재에 따른 수요를 끌어들일 콘텐츠가 부족해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교통 인프라의 확충에 맞물려 방문객들의 수요를 끌어들일 만한 요소를 갖춘다면 더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설민 대전세종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실장은 "서대전역은 인근은 기본적으로 관광객들을 유입할 수 있을 만한 콘텐츠가 현저히 떨어진다. 아직 콘텐츠 등이 부족해 호재들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대전역 이용객, 방문객들의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뚜렷한 상권의 정체성, 지속 가능한 지역만의 콘텐츠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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