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서대전역’ 바뀌어야]
서대전역 활성화 위한 전문가 제언
과학기술 체험 가능한 공간 조언
폐선 활용 새 관광지원 창출 가능
지역 정치권과 협력해 추진 필요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서대전역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들은 단순 교통 인프라보다는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의 탈바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방문객들이 역에서 내리자마자 다른 목적지로 이동해 ‘지나가는 역’이 아닌 사람들의 발길을 잡을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전다운 콘텐츠 개발을 위해 대전만의 차별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안기돈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대전의 ‘과학도시’ 정체성을 서대전역 콘텐츠 개발에 녹일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기차에 내려 마주하는 역에서부터 방문객 이목을 끌어야 주변 상권도 자연스럽게 살아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현재 세계적으로 로봇 산업이 급성장하고 대전에도 관련 기업이 많이 위치한 만큼 AI·로봇·과학기술 연계 프로그램을 구상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예를 들어 서대전역에 도착했을 때 AI 기반 ‘꿈돌이 로봇’이 방문객에 환영 인사를 건넨다거나, 대전 대표 명소를 추천해주는 등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특색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역에서부터 반영된다면 서대전역은 단순 기차역을 넘어 ‘대전의 과학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며 “기차역의 탈바꿈을 시작으로 먼저 방문객을 사로잡아야 주변 상권도 함께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해외 사례를 토대로 하나의 관광 요소를 재창조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장인식 우송정보대학 호텔관광과 교수는 “서대전역 인근의 장기간 방치돼 있는 대전역-서대전역 간 대전선 폐선로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주거 환경을 악화시키고 지역 발전의 걸림돌인 대전선을 공원이나 녹지공간으로 재창조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오히려 세간의 이목을 받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프랑스 파리의 경우 방치돼 있던 폐철도를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녹색 휴식공간으로 조성했고, 미국 뉴옥의 하이라인 파크 역시 폐철도를 탈바꿈해 연간 80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대전역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응집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관련 사업들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려면 지역정치권의 통일된 의견과 적극적인 의견 피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용갑 국회의원(대전 중구)은 “서대전역은 열차 운행 횟수도 적고, 주변 관광인프라도 부족하다 보니 대전역은 포화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찾아간다”며 “하지만 실질적으로 둔산·유성 등으로 이동한다면 대전역보다 서대전역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대전역이 위치한 대전 서남권에는 최근 많은 주거단지가 생겼고 실제로 인구도 늘고 있지만, 열차 운행 수는 그대로고 서대전역 인근도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지역 현안인 서대전역 활성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결국 단체장들과 지역정치권의 적극적인 의지 없이는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서대전역 일대는 이제 트램과 광역철도가 지나는 대전의 새로운 교통중심지가 될 것이다”라며 “변화 이전부터 선제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서대전역 활성화는 대전의 경쟁력을 키우고, 대전의 진정한 균형 발전 실천하는 길인 만큼 지역 역량을 총집중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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