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인형 등 학교 앞 추모 발길 이어져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서 비극… 가슴 아파”

11일 오전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 교문 앞에는 김하늘(8) 양을 추모하는 쪽지와 인형, 꽃들이 놓여 있었다. 사진=함성곤 기자.
11일 오전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 교문 앞에는 김하늘(8) 양을 추모하는 쪽지와 인형, 꽃들이 놓여 있었다. 사진=함성곤 기자.
11일 오전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 교문 앞에는 김하늘(8) 양을 추모하는 쪽지와 인형, 꽃들이 놓여 있었다. 사진=함성곤 기자.
11일 오전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 교문 앞에는 김하늘(8) 양을 추모하는 쪽지와 인형, 꽃들이 놓여 있었다. 사진=함성곤 기자.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아가, 아프지 말고 편히 눈 감으렴. 미안해.”

11일 오전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교문 앞에 놓인 하얀 쪽지에는 김하늘(8) 양을 추모하는 글이 남겨져 있었다.

전날 해당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하늘이가 교내에서 소속 교사에게 피습당한 채 발견된 이후 인근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충격과 슬픔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학교 앞에는 하얀 국화꽃과 작은 인형, 어린 생명을 애도하는 쪽지들이 싸늘한 겨울바람에 흔들리며 무거운 침묵 속에 놓여 있었다.

이어 학부모들과 소식을 접한 이웃 주민들이 발걸음을 멈춘 채 교문 앞에서 조용히 묵념하거나 꽃 한 송이를 놓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쌍둥이 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온 장모(68) 씨는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리 흉흉한 일이 일어날 수 있나”며 “아이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시대에 이런 비극이 발생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 가해자는 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반 학부모인 A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학부모들의 불안과 의문을 전했다.

A씨는 “교권 보호라는 이유로 학부모들은 선생님의 휴직이나 복직 이유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서 복직 사유를 알았다면, 부모로서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았겠나”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같은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윤민정(42) 씨도 눈가에 고인 눈물을 애써 훔치며 황망한 심경을 밝혔다.

윤 씨는 “어제 저녁 뉴스로 소식을 접하고 아이 학교라는 소식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가해 교사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복직할 수 있었는지 의문스럽다”고 분노했다.

앞서 전날 오후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에서는 돌봄 교실을 마치고 나온 하늘이가 해당 학교 소속 교사 A씨에게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하늘이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김 양과 함께 발견된 A씨는 목과 팔 등에 상해를 입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우울증 등 문제로 지난해 12월 초 휴직한 후 같은 달 말 복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사전에 구입했는지 등 계획범죄 여부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한편 하늘이 아버지는 이날 건양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별이 된 하늘아, 어른들이 미안해 사랑해”라고 말하며 하늘이의 명복을 시민들이 함께 빌어달라고 호소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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