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충청대 호텔조리파티쉐과 교수

설 명절이 다가온다. 집집마다 가족들과 떡국을 먹는 장면이 연출된다. 국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만큼 떡국은 국물맛이 좋아야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떡국의 베이스로 흔히 쓰이는 사골국물은 어머니의 정성이다. 재료는 단순하지만 조리 시간이 길고 과정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사골 끓이는 냄새에 손사레를 치는 아버님들도 있지만 어려웠던 시절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이 우러난 보양식이다.

보통 사골 7kg 물 20L 통마늘 50g 정도로 끓이면 되는데 사골과 물의 비율을 3대1로 만들면 된다. 먼저 흐르는 물에 약 2시간 정도 사골을 담가 핏물을 제거한다. 여기서 20분마다 사골을 손으로 한 번씩 저어줘야만 핏물이 잘 빠져나온다. 속성법으로는 끓는 물에 약 10분 정도 끓여 국물을 버리고 더운물에 사골을 헹궈도 된다.

끓일 땐 8·8·8을 기억하면 된다. 8시간씩 세번을 끓여내 국물을 섞어주는 방식이다. 사랑도 지나치면 부담스럽고 너무 묽으면 멀어지게 된다. 사골육수도 초탕은 너무 진하고 재탕과 삼탕이 무난하다.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하면 나면 사골을 넣어준다, 거품을 3회 정도 건져내면 맛이 깔끔해진다. 통마늘은 형태가 유지될 만큼만 살짝 눌러 넣어준다. 사골이 본격적으로 끓기 시작하면 은근한 불로 맞춘다.

한번 끓기 시작하면 찬물을 넣지 않는 게 포인트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만 국물이 잘 우러난다. 끓이는 과정에서는 기름을 걷어내지 않는다. 8시간 후 불을 끄고 사골을 건져내 실온에서 식힌 후 냉장보관한다. 국물도 별도로 냉장 보관한다.

2일차에는 새로 물을 붓고 1일차와 동일한 방식으로 끓여 재탕 국물을 만들어낸다. 삼탕도 마찬가지다. 국물은 2일차에 만든 재탕이 가장 맛있지만 보통 3일 동안 우려낸 국물을 함께 섞어 먹는다. 우리네 삶처럼 넘치는 의욕, 의기소침이 적당히 조화를 이뤄 풍부한 맛을 만들어낸다.

사골국물을 끓이면 계속 물만 채워넣으며 먹을 수 있다고 알고 있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사골국물을 우려내는 것은 3회까지만 가능하다. 계속 우려내면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인 성분 많아지면서 우리 몸에 더 빨리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8시간만 국물을 낸 후 뼈를 식히면 인 성분이 빠져나오는 양을 줄일 수 있다.

사골 국물 엑기스를 만들고 싶으면 합쳐진 국물을 계속 끓여 농축하면 된다. 먹기 좋게 소분해 냉동보관하다 꺼내 조리하면 맛이 일품이다.

이번 설날 맛있는 떡국을 드시며 가족들과 정을 나누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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