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감소·국유재산 변상금 부과로 운영난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2007년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극복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던 태안 ‘사랑의 도서관’이 문을 닫았다.
기름유출사고에서 100만 자원봉사 기적을 만들어가던 2008년 당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팀이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조성한 도서관이 이용자 감소와 국유재산 점용료 부과 등으로 운영의 실효성이 떨어졌기 떄문이다.
13일 태안군에 따르면 사랑의 도서관은 무한도전 팀이 2008년 서해안 유류 유출 사고로 홍역을 치르던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에 조성한 상징적 공간이다.
기름 유출 사고로 방과 후 갈 곳이 없어진 지역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 공부할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무한도전 팀이 기금을 마련하고 직접 설계 및 건축을 진행했다.
도서관은 지상 1층 규모(연면적 90㎡)로 약 5000여권의 도서를 보유하며 한때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따뜻한 쉼터로 자리 잡았다.
이런 내용은 무한도전 태안 특집편 방송을 통해 전 국민들에게 알려졌고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하루 평균 이용자가 1.2명에 불과할 정도로 이용률이 감소했고 오래된 목조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시설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운영상 문제점이 불거졌다.
군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찾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학교에도 도서관이 잘 조성돼 찾는 발길이 줄었다”며 “만리포 해수욕장 인근이라 관광객들도 많이 왔지만 기념사진만 찍고 가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특히 2012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국유재산 실태조사를 벌인 뒤 2018년 도서관 부지의 국유재산 무상사용에 대한 변상금이 부과되며 어려움은 더욱 심화됐다.
태안군은 2019년 행정심판을 청구해 그 해 승소했지만, 이후 다시 제기된 소송에서 패하면서 변상금 납부 처분이 확정됐다.
과거 해당 토지와 건축물은 군 소유였지만 2014년 만리포 해수욕장 관광지 조성 사업을 위한 토지구획정리 결과 기획재정부로 등기되면서다.
이에 따라 향후 도서관 운영 시 토지 사용료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지면서 재정적 부담이 커졌고 결국 폐관 결정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군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로 휴관에 들어갔고 지난달 2일자로 폐관 처리됐다”며 “현재 내부 도서와 집기는 정리됐고 철거 용역을 발주 한 상태로 업체가 정해지는 데로 도서관은 철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용률이 높다면 사용료를 납부하면서 계속 운영하는게 맞지만 여러 여건을 검토한 결과 운용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