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결빙 사고다발지역 가보니
노란색 제설함 염화칼슘 충분히 마련
공사현장 등 지형적 특징으로 위험 여전
기본적 대비 외 세심한 제설 대책 필요
시, 신속한 제설 작업 불편 최소화 방침

▲ 27일 오전 대전 서구 도안동 도안네거리. 강한 강풍으로 인해 제설함 덮개가 열려있는 모습. 사진=함성곤 기자
▲ 27일 오전 대전 서구 도안동 도안네거리. 강한 강풍으로 인해 제설함 덮개가 열려있는 모습. 사진=함성곤 기자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가게 앞에서 사고 나는 것만 몇 번 봤어요. 눈 올 때마다 걱정되는 건 사실이죠"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대설 특보가 발효된 27일 오전, 지난해 결빙 사고 다발지역으로 꼽힌 대전 유성구 용계동 도안네거리 주변을 찾았다.

대설특보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대전 지역에서는 진눈깨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 대체로 평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주요 교차로와 인근 급커브 구간에는 노란색 제설함이 눈에 띄었고, 내부엔 염화칼슘이 충분히 마련돼 있었다.

얼마 전 예고된 눈 소식에 따라 제설함을 비롯한 모래주머니가 곳곳에 비치돼 있어 도로 결빙에 대한 대비가 사전에 준비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인근에서 진행 중인 공사 현장으로 인해 차도가 좁아진 구간이나 지하차도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한 결빙 위험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었다.

실제 이곳 지하차도에서는 2022년 12월 한 택배 차량이 차선 변경을 시도하다 미끄러지면서 우측 벽과 중앙 분리 벽을 잇따라 충격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고로 1차로에 있던 운전자 1명이 부상을 당하고, 택배 차량 운전자는 사망했다.

이 구간은 이전부터 겨울철 결빙 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지적돼 왔다.

일련의 사고들을 목격한 인근 주민들은 겨울철 교통사고가 반복되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기도 했다.

도솔터널 근처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장모(55) 씨는 "(도솔)터널에서 내동을 통행하는 차가 굉장히 많은데, 터널 앞이다 보니 겨울철엔 도로가 얼까 걱정된다"며 "특히 근처 안골네거리에서 많은 차들이 뒤엉키는데 서로 양보를 하지 않다 보니 눈이라도 내리면 사고 위험이 크지 않겠나"고 말했다.

제설함과 모래주머니 등 기본적인 대비 외에 골목길과 같은 이면도로에 대해서도 세심한 제설 대책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내동 한 주유소에서 만난 이모(31) 씨는 "눈이 많이 내릴 때면 큰 도로는 제설이 금방 이뤄지니 큰 걱정은 안 되는데, 빌라나 골목길은 여전히 제설이 바로 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사실 차량이 운행을 시작하는 건 골목부터니 조금 더 세심히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대전시는 대설·한파 등에 대비하기 위해 ‘겨울철 재난 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한 인도용 제설기를 확보하고 제설 취약 구간을 특별 관리하는 등 신속한 제설 작업을 통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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