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증가·쌀 소비 감소에 가격 하락
농식품부 쌀 20만t 시장격리 계획 발표
“도움될 물량 9.5만t 불과… 체감 못해”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쌀 시장격리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쌀 수매가 쌀값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농민들 사이에선 정부의 시장격리 계획이 쌀값 안정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80㎏ 산지 쌀값은 18만 4848원이다.
지난 1월 19만 5832원이던 산지 쌀값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달 17만 4904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10월 수확기를 맞아 가격이 소폭 상승했지만, 농민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80㎏ 쌀 적정가격 26만원에 70%밖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15일 산지 쌀값(20만 9548원)과 비교해도 11%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수확기가 지난 이후부터 쌀값이 떨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 산지 쌀값은 17만원대 아래로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같은 쌀값 하락의 원인으로는 매년 들어오는 40만 8700t의 수입쌀과 더불어 급격하게 줄어드는 쌀 소비 대비 감소세가 둔한 공급량 등이 꼽히고 있다.
올해 쌀 생산의 경우 쌀 예상생산량은 365만 7000t으로, 지난해 생산량 대비 (370만 2239t) 소폭 감소했지만, 쌀 소비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좀처럼 쌀값 안정이 되지 않자 농식품부는 지난 15일 쌀값 안정을 위해 지난달 10일 발표한 10만 5000t을 포함한 총 20만t의 쌀을 시장격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농식품부의 시장격리 계획량은 올해 예상되는 쌀 초과생산량 12만 8000t보다 7만 2000t 많은 양이다.
공공비축미 36만t까지 포함하면 올해 총 56만t, 예상 생산량의 15% 규모의 쌀을 매입한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2017년부터 3만원으로 동결됐던 공공비축미 정산금을 4만원으로 인상해 농가 자금 유동성 확보에 기여하고, 벼멸구 등 피해 농가 물량을 전량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농민들은 정부의 쌀 시장격리가 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장격리되는 쌀 20만t은 농민들이 실질적으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수매량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시장격리 쌀 20만t 중 지난달 발표한 10만 5000t의 경우 농협이 매입한 쌀을 격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농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물량은 9만 5000t 분량이라는 것이 지역 농민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광남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사무처장은 "소량으로 시장격리를 해서는 농민들이 체감을 할 수 없다"며 "쌀 가격의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격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