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대전 유성 호텔 부지에 충청권 스타필트 1호점 입점 확정
세종 투자 유치 협의체 결과 못내… 지역사회 ‘市 베드타운화’ 불만 커

세종시청 전경. 충청투데이 DB
세종시청 전경.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첩첩산중에 빠진 세종시 백화점 부지를 살릴 마지막 희망의 끈 ‘스타필드형 종합쇼핑몰의 꿈’이 사라졌다.

1조 원 규모의 사업비로 유통업계의 외면을 받던 세종 백화점 부지는 지난 2020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연구용역을 통해 테마파크형 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이 벤치마킹 사례로 분석됐다. 정치권에서도 선거철이면 세종 스타필드 유치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후 세종시와 행복청 등 관계기관은 유통업계를 통해 백화점 부지 활용방안을 적극 타진했고, 종합쇼핑몰 세종 입성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도 높아졌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세종시가 아닌 대전으로 눈을 돌렸다. 신세계그룹이 대전 유성호텔 부지에 ‘스타필드 빌리지’ 건립을 확정한 게 그 배경이다. 스타필드 빌리지는 집 근처에서 스타필드형 쇼핑몰을 경험할 수 있는 소규모 형태의 유통시설이지만, 유동인구를 부르는 파급효과는 막대하다. 특히 신세계그룹이 충청권 스타필드 1호점을 대전 유성으로 낙점한 배경을 보면, 유성과 20~30분 거리인 세종시 백화점 부지에 대한 추가적인 신규사업 추진은 없을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컴팩트한 사이즈로 개발되는 스타필드 빌리지는 인근 상권과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쇼핑몰로, 만약 세종시에 입점했을 경우 침체에 빠진 어반아트리움을 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게 사실"이라며 "신세계그룹이 대전 유성을 선택한 점을 고려하면 인근 도시인 세종시에 대한 추가적인 사업 구상은 당분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통업계의 대전 진출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LH 세종특별본부가 함께하는 ‘행복도시 도시기능 유치 협의체’는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최근 발족한 이 협의체는 세종시 문화·여가시설, 호텔 및 복합쇼핑문화공간 등 다양한 도시기능 유치를 위한 전략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투자 의향 기업 발굴을 위해 기업 면담도 진행하고 있지만, 논의 그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행복청이 혈세를 들여 진행한 ‘백화점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도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행복청은 2020년 ‘행복도시 2-4생활권 리뷰 및 기능조정 전략 수립 용역’을 통해 백화점 부지 규모 축소를 배경으로 한 ‘운영형 사업자 선정’ 필요성을 제시했지만, 해당 용역안은 현실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베드타운화 되어가는 세종시의 도시기능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인근 도시로 원정쇼핑을 떠나는 세종시의 암담한 현실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전 스타필드 입점 소식은 너무나 부러운 소식"이라며 "세종시 관계기관은 시민들이 진정 원하는 투자유치 대상이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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