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환경운동연합 석면피해자 모임 개최
이남억·이성진 씨 석면 인한 피해 호소
"계단 조금만 올라도 숨 차고 쉽게 피로"
홍성·보령에 석면 피해 센터 조성 요청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요. 폐암 같은 큰 병으로 이어질까 항상 불안하죠."
지난 4일 충남공감마루에서 충남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충남 석면피해자 모임이 개최됐다.
석면폐증 1급 진단을 받은 이남억(79) 씨도 이날 모임에 참석해 석면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이 씨는 약 15년 전 석면폐증 1급 판정을 받았고, 현재는 300m만 걸어도 전력질주를 한 것처럼 숨이 차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가 살고 있는 충남 홍성 광천에는 석면이 풍부해 석면을 자주 갖고 놀았는데, 그 석면이 지금까지 이 씨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 씨는 "당시에는 석면이 그렇게 무서운 건지도 모르고 많이 갖고 놀았다"며 "지금은 많은 마을 사람들이 그때 당시의 석면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석면으로 폐암에 걸려 돌아가시는 분들을 보면, 나도 폐암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항상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고령자만 석면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충남 아산에 사는 32세 이성진 씨는 악성중피종 판정을 받은 지 14년이 됐다.
악성중피종이 발병하는 원인은 석면밖에 없는데, 이성진 씨는 어릴 적 석면 슬레이트 지붕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을 갖고 놀았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18살이 되던 해 악성중피종 판정을 받고, 폐 한쪽을 떼어내는 대 수술까지 치른 그는 현재 폐기능이 약 30%밖에 되지 않아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성진 씨는 "계단을 조금만 올라도 숨이 차고,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며 "사회생활을 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오랜 시간 일을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충남도내에 이남억 씨, 이성진 씨와 같이 석면으로 인한 피해를 인정받은 석면 피해자는 지난 7월 기준 총 2468명이다.
이중 약 80%에 달하는 2011명이 홍성과 보령에 분포돼 있다.
석면으로 인한 악성중피종과 석면폐증은 관리하지 않으면 폐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중론이다. 이처럼 석면 질환은 치료와 관리가 중요한데, 현재 도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석면환경보건센터가 있는 충남 천안까지 진료를 받으러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석면 피해자들은 피해자가 많은 홍성과 보령에 석면 피해 센터가 생기기를 바라고 있다.
이남억 씨는 "석면피해자들은 홍성과 보령 인근에 몰려있는데, 이들이 갈 수 있는 병원은 천안까지 가야 한다"며 "석면 피해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석면 피해 센터와 같은 병원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