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구 미래건설연구원장(공학박사)

지난 7월 한 달간 내린 강우량이 연평균 강우량의 절반을 넘는다. 지역에 따라 발생되는 게릴라성 호우는 기상 관측 예상을 뒤엎었고 재난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충청에서도 8곳이 재난지역으로 선포되는 등 수해 복구에 안간힘을 쏟아 붓고 있다. 대전에선 최근 폭우로 유등교가 침하돼 교통을 통제가 장기화 되고 있어 시민 불편은 물론 지역경제 활동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대전시는 유등교를 전면 철거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트램 건설과 병행해 가설하기로 발표했다. 대전은 3대 하천(갑천·유등천·대전천)을 중심으로 도심이 발달됐다. 모든 도심 인프라 축이 3대 하천을 골격으로 형성돼 있고 도심 속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은 그동안 3대 하천정비, 저지대 배수시설 정비에 많은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큰 홍수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일부 하천 내 시설물에 대한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지성 호우와 강우량도 커짐에 따라 3대 하천의 재난관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홍수 때마다 만년교에서 원촌교까지 이어지는 갑천의 교량이 홍수위에 임박하는 등 위험성을 갖고 있다. 갑천에는 진잠천, 유성천, 탄동천 등이 단구간에서 지천과 합류되기 때문에 유속 감소 및 와류현상으로 폭우 시 일시적 수위 상승효과가 발생되는 특성이 있다. 갑천과 유성천이 합류하는 유림공원 부지와 유등천 한밭대교 부근 오정 농수산물시장 일원이 과거 국가하천 기본계획에는 저류지 공간으로 유보됐던 땅이었다. 그 후 대청댐이 건설돼 금강 홍수조절 기능이 생기면서 유수지 기능이 없어지고 도심공원과 시장용도로 변모한 것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3대 하천 162개 교량 중 갑천에 만년교, 갑천대교, 원촌교 등이 집중호우 시 홍수위에 대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를 감안해서라도 중장기적 개선 대책과 홍수위 저지시설, 주기적인 하상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들 교량들은 90년대에 건설돼 구조상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연속 600㎜ 이상 비가 왔을 경우 심각단계 직면할 수 있다. 대전 전체를 놓고 홍수조절 저류지 기능이 작동되는지를 판단해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교량의 기초나 구조적 문제를 전수조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극한 홍수량에 대비할 수 있는 물그릇 확보와 시설능력이 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재난은 일어날 확률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인명 손실을 일으킨다. 그동안 재난이 자주 발생함에 따라 경제적 손실액도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인명 손실은 오히려 감소 추세에 있다고 한다. 이는 사회가 발전하며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 역량 또는 기후 탄력성이 개선돼 재난이 인명 손실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치산치수평천하’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3대 하천을 활용하기 위해 유수에 지장을 주는 시설은 가급적 억제하고 자연의 순리를 존중하며 수변생물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하천관리 시스템이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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