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홍성군 가보니
원천마을회관 앞 분뇨 악취로 뒤덮여
분뇨 땅에 스며들까 걱정 큰 상태
주민들 “사후대책 매뉴얼 마련돼야”

충남 홍성 결성면에서 발생한 가축분뇨 유출사고 피해를 입은 김득례 씨가 가축분뇨 유출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충남 홍성 결성면에서 발생한 가축분뇨 유출사고 피해를 입은 김득례 씨가 가축분뇨 유출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돼지 똥 냄새 때문에 못살겠어요. 지금 일주일째 방치 상태예요."

1일 오후 2시경 충남 홍성군 결성면 금곡리 원천마을회관 앞이 가축분뇨 악취로 뒤덮였다.

지난달 26일 마을의 한 축사에서 흘러나온 가축분뇨 30t 중 일부가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어서다.

사고 당시 분뇨가 농경지와 하천으로 유출됐는데, 군에서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물막이 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농경지로 유출된 분뇨는 사고 이후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치된 가축분뇨는 기름때를 띄운 채 악취를 뿜어내며 온 마을을 뒤덮었고, 농경지에 심어져 있던 모는 노랗게 죽어가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분뇨 냄새에 시달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천마을 주민 A 씨는 "분뇨가 유출된 이후 집에 손님이 왔는데, 냄새 때문에 음식을 먹다가 헛구역질까지 했다"며 "돼지 똥 냄새 때문에 살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농경지 소유자인 송윤호(69)·김득례(68) 씨는 방치된 분뇨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홍성농업기술센터에선 이번 유출 사고로 제대로 익지 않은 가축분뇨가 농경지를 덮쳐 올해 벼 수확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방치된 가축분뇨가 계속해서 땅으로 스며들면 올해뿐 아니라 토지 자체를 버리게 될 수 있다는 것이 송 씨와 김 씨의 우려다.

송 씨는 "분뇨를 그대로 두면 점점 땅속으로 스며들 텐데 저렇게 방치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저대로 뒀다가는 1년 농사뿐 아니라 저 땅을 버리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허탈한 심정을 내보였다.

그는 이어 "방치된 분뇨를 누구든지 빨리 처리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군에서는 분뇨 처리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경지 소유자와 가축분뇨 유출 농가 등과 조율해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여러 가지 해결 방안 중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 피해 주민, 농장주와 조율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사후 대책 매뉴얼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 B 씨는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아무런 수습도 되지 않은 채 가축분뇨가 방치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유출된 분뇨가 바로 처리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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