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언 기상청장
옛말에 ‘상토주무(桑土綢繆)’라는 말이 있다. ‘새는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를 얽어맨다’라는 뜻으로, 미리 준비해 피해를 막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이 고사성어를 통해 우리는 과거에도 재앙을 피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것을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강수가 내리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여름 대전·세종·충남 지역에는 1069.9mm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최근 10년 여름철(6~8월) 평균 강수량인 623.0mm보다 172% 많은 양이다. 특히 충남 논산시와 공주시에는 하루에 300mm 이상의 비가 쏟아져 건물 붕괴와 주택 매몰 등의 피해가 잇따르기도 했다.
이번 장마기간(6월 29일~7월 16일) 동안 대전·세종·충남 지역에는 462.0mm 강수가 내렸고, 서천에는 1시간 동안 111.5mm(7월 10일)의 강수량이 내리는 등 강한 강수가 발생했다. 특히 야간 등 취약시간대에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남은 여름철 동안 많은 양의 강수가 언제, 어디서든 내릴 수 있다. 그렇기에 집중호우를 비롯한 위험기상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며 기상청에서는 이를 위해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먼저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 상황을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6시간 이내에 대해서는 10분마다 예보를 발표하고 최대 4일까지에 대해 1시간 단위로 예보를 발표하고 있다. 그리고 집중호우와 같은 위험기상이 발생하면 기상특보, 기상속보, 긴급방송요청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신속하게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상청 날씨누리와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서는 기상정보와 함께 위성 자료와 레이더 영상 등의 이미지로 기상 상황과 집중호우 발생 지역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실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집중호우 발생 시 행동요령도 안내하는데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집중호우가 예상되면 외출을 자제하고 거주지역의 위험 상황과 재난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저지대, 상습침수구역, 산사태 위험지역, 지하 공간 등에서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하며 특히 등산, 야영, 물놀이 등 야외 활동 중이라면 즉시 위험지역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장마철에 접어든 이후 대전·세종·충남 지역에는 많은 양의 강수가 내린 상황이다. 앞으로도 집중호우에 대한 가능성을 언제든지 염두에 두고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상토주무’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예보, 기상특보 등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기상청의 노력과 더불어 급변하는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집중호우 시 행동요령을 실천하는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더해진다면 집중호우 피해 없는 안전하고 행복한 여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