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용촌동 제방 무너져 마을 물잠겨
갑천 넘쳐 만년교·원촌교 등 호우경보
서천 198.6㎜·논산 172.9㎜ 쏟아져
세종 산사태 위험에 41세대 53명 대피
충북 옥천 2명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충청투데이 김영재·강대묵·권혁조·서유빈 기자] 밤사이 쏟아진 폭우로 충청권에서 5명이 숨지고 제방이 무너져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는 등의 사고가 잇따랐다.
10일 대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1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풍수해 관련 16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안전 조치 115건, 배수 지원 36건, 인명 구조 9건(46명) 등이다.
대전에서는 밤사이 내린 비로 서구 용촌동 인근 제방이 무너져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 27가구가 침수됐고 한때 주민 36명이 고립됐다가 현장에 출동한 소방 구조대 보트를 이용해 기성동 복지관으로 전원 이동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대전 갑천 범람으로 만년교, 원촌교, 인창교, 복수교 등에 호우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이번 폭우로 중구 유천동 유등교가 침하돼 전면 통제됐으며 시는 정밀 안전 진단 후 보수·보강 조치를 할 예정이다.
대전 정림동에는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 최대 60.5mm의 비가 내렸다.
충남의 경우 이날 새벽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3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이날 서천군에는 밤 사이에만 198.6㎜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논산시에서도 172.9㎜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날 오전 3시경 논산시 내동 한 오피스텔 지하 2층에서 승강기가 침수돼 승강기에 갇혀 있던 신원 미상의 남성 A씨가 숨졌다. 오전 4시경 충남 서천 비인면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붕괴돼 주택 안에 있던 70대 남성 B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금산에서도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에 매몰된 60대 여성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공공시설 피해는 도로 침수, 사면 유실 등 86건, 사유시설 피해는 주택 반파, 축대 유실, 옹벽 붕괴 등 33건으로 나타났다.
농경지 침수는 7030.1㏊로 잠정 집계됐다. 도와 각 시군은 산책로와 세월교, 하상도로, 도로, 둔치주차장, 야영장, 지하차도 등 116개소를 통제했다.
집중호우가 내린 논산시, 계룡시, 부여군, 서천군을 중심으로 도내 28곳의 학교가 임시휴교했고, 등교시간을 조정하거나 단축수업을 실시한 학교도 각각 13곳, 5곳으로 집계됐다.
세종시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전지역 평균 62.5㎜의 폭우가 쏟아졌다.
인명·시설피해는 없었지만, 산사태 위험으로 41세대 53명이 새벽에 대피했다.
또 하천 수위 상승에 따라 조치원읍 조형아파트 앞 하상도로, 금남면 감성교차로 하부도로 등이 통제됐다.
충북 영동에는 이날 하루에만 122.5㎜의 비가 쏟아져 도내 최대 강수량 기록으로 남았다. 이번 비로 닷새간 346.5㎜가 퍼부은 옥천에서 2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또 주택침수 35건, 도로침수 28건, 나무쓰러짐 26건, 사면유실 등 기타 80건 등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농작물의 경우 청주 13.09㏊, 옥천 9.18㏊, 진천 0.97㏊, 괴산 0.4㏊, 보은 0.2㏊ 등 모두 23.84㏊에서 피해가 났다.
산사태 위험 등으로 188세대 366명이 임시대피하기도 했다.
한편 산림청은 이날 오전 3시40분을 기해 충청권 전역과 전북, 대구·경북 등에 내려진 산사태 위기 경보를 기존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김영재·강대묵·권혁조·서유빈 기자 memo340@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