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저출생·고령화 해법 롤모델로 떠오르는 증평군
上. 온마을이 함께 키우는 아이
전국 최초 청사내 ‘행복돌봄나눔터’
작은도서관 활용 8개소 지역특화형
1층 경로당 어르신 2층 아이들 돌봐
주말·공휴일 운영 맞벌이 가정 도움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인구절벽 위기가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아동과 노인에 대한 복지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단순한 출산장려와 요양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계층·세대 간 연대를 토대로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는 장기적 정책 방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마을 공동체의 역할을 제시한 충북 증평군의 돌봄정책을 2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주>
육아문제는 노인문제와 함께 한국사회의 가장 큰 숙제다.
지난 12일 처음 열린 ‘인구전략 공동포럼’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형환 부위원장은 "해외 각국이 다양한 노력을 추진했지만 저출생 추세를 피하지 못했고 유례없는 출산율 하락에 처한 우리는 이들 국가 이상의 노력 없이는 저출생 추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가정의 양육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면서 육아친화적인 사회, 기업, 제도와 문화가 필요하고 우리 실정에 적합한 보다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정책 수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영 증평군수는 어울림과 어우러짐에 주목했다.
"함께하는 행복돌봄을 실현하겠습니다." 이 군수가 2022년 취임사에서 가장 먼저 내세운 정책이 ‘행복돌봄’이다. 아이를 기르는 책임을 가족에서 지역사회로 확대해 언제 어디서든 아이와 보호자 모두가 행복한 돌봄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누구나(Anyone), 언제든(Anytime), 어디든(Anywhere) 돌봄이 가능한 도시’를 모토로 임신·출산부터 육아, 교육을 아우르는 돌봄시스템을 구축해 미래 증평을 위한 출생, 보육, 교육하기 좋은 도시의 토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전국 최초로 군 청사 내에 행복돌봄나눔터를 조성했다. 기존 작은도서관을 활용해 운영하는 8개소의 행복돌봄나눔터는 온 마을이 아이 돌봄에 참여하는 지역 특화형 모델로 여러 언론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아이들의 출입이 자유롭고, 놀이 위주의 돌봄으로 아이와 학부모 모두 만족하며 현재 100여명의 아동이 이용하고 있다.
1층 경로당의 어르신들이 2층 작은도서관의 아이 돌봄을 실천하는 방식으로 아이에겐 친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은 안정감을, 학부모에게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감, 어르신들에게는 성취감과 함께 무료한 시간을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지낼 수 있는 행복감을 주는 모두가 윈윈하는 돌봄모델이다. 어르신들은 손주들을 돌보듯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아이들의 간식까지 마련하며 정성을 쏟고 있다.
전통적인 대가족제도와 마을공동체의 해체로 육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든든한 응원군이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지난 8일 초롱이 행복돌봄나눔터를 방문해 단지 내 경로당 어르신들이 행복돌봄나눔터의 아이들을 돌보며 생활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모습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행복돌봄나눔터는 최근 주말·공휴일까지 운영하면서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초롱이(휴먼시아 1단지 아파트), 미루나무숲(대광로제비앙 아파트), 꿈빛(대성베르힐 아파트), 군청사 행복돌봄나눔터 4개소에서 주말 운영을 하고 있다. 토리(천년나무 3단지 아파트)도 주말 운영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증평군의 출생아 수는 221명으로 전년보다 57명이 증가했다. 증가율은 34.8%로 충북 도내에서 가장 높고 전국에서도 최상위권에 있다.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 입주 등 생활인프라 개선과 함께 저출생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돌봄’에 집중한 시책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재영 군수는 "우리 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자랄 수 있도록 주민 모두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함께 아이를 키우는 분위기를 조성해 양육자가 안심하고 사회생활을 하며 기쁨·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건강한 가족생활을 영위하는 도시가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증평=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