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측 부지 계약금 분할 요구후 미납
道·개발공사 유치급급 사후관리 부실

청주 밀레니엄타운 항공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주 밀레니엄타운 항공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청주 밀레니엄타운내 조성 예정인 ‘BBQ월드’가 추진 과정에서 차질을 빚으면서 ‘공수표’가 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충북도와 충북개발공사는 민자 유치 실적에만 급급, 부실한 사후관리로 행정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지난 2022년 9월 밀레니엄타운 내 복합엔터테인먼트 1부지 5만 1839㎡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2000억원을 들여 테마파크 형태인 BBQ월드를 조성키로 했다.

이 업체는 이를 위해 같은 해 11월 충북도와 청주시 등과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올 안에 착공, 2027년 완공키로 했다.

BBQ월드는 지상 5층·지하 1층에 가상현실을 접목한 미니어처 전시관을 비롯해 아트뮤지엄, 5G체험학습센터, 가족형 치킨체험관 등 테마파크 형태로 조성 예정이다.

그러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과 투자협약 이후 2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 부지 매입을 위한 계약금조차 납부되지 않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업체 측은 회사 재정 상황을 이유로 부지 매입 대금 400억원의 10%인 계약금 40억원에 대해 3회 분할 납부를 요청, 충북개발공사가 이를 수용했으나 이마저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계약금 납부기한은 지난해 7월까지로 10개월 정도 지났으나, 현재까지도 전액 납부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업체의 최근 3년간 재무 상황을 보면 계약금조차 못 낼 형편은 아니라는 점에서 사업 추진 의사 없이 부동산만 확보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업체의 경영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매출 3624억원에 영업이익 608억원·당기순이익 286억원, 2022년 매출 4226억원에 영업이익 659억원·당기순이익 771억원, 지난해 매출 4765억원에 영업이익 653억원·당기순이익 419억원 등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 업체는 2014년에도 경기도 이천지역 26만 4000㎡ 규모에 BBQ월드와 유사한 놀이공원과 전시시설, 박물관 등이 들어서는 테마파크 형태인 ‘꼬꼬랜드’를 내년까지 조성한다고 발표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다.

현재 이곳엔 가맹점주 교육시설과 체험시설 등으로 조성된 ‘치킨대학’만 들어서 있을 뿐이어서 당초 발표대로 내년까지 테마파크 조성은 계획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이 업체가 지난 2021년 경쟁업체인 b사와 벌인 소송 과정에서 꼬꼬랜드 조성을 위한 개발행위허가나 토지형질변경허가 절차를 수년 동안 진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BBQ월드 조성사업도 꼬꼬랜드처럼 계획만 내세워 부동산만 확보해 놓은 뒤 매각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충북개발공사 측은 "투자 유치 계약 과정의 특성상 자세한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며 "계약금 납부 기한이 지난 것은 사실이며,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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