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연가] 윤현우 충북체육회장
안심되고 믿음주는 따를 수 있는 사람
회사 성장 사회 환원과 선행으로 보답

윤현우 충북체육회장 
윤현우 충북체육회장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공자(孔子)의 제자인 자로(子路)가 스승에게 묻는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삶은 어떤 것이냐고.

"나이 많은 사람에겐 ‘저 사람이면 안심할 수 있다’, 친구에게는 ‘저 사람이면 믿을 수 있다’, 나이 어린 사람에겐 ‘저 사람이라면 믿고 따를 수 있다’는 말을 듣는 삶"이라고 답한다.

언젠가 읽었던 책 구절인데, 윤현우(65·㈜삼양건설 대표·사진) 충북체육회장을 대할 때면 새삼 떠오른다.

충북 청주시 미원 출신의 가난한 산골소년은 증평공고를 졸업 후 삼화토건에 입사하면서 건설인의 삶이 시작된다. 체계적인 건설 관련 공부를 해야겠다는 절실함으로 대전 한밭대 토목과를 다니며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서른을 갓 넘긴 해, 독립을 결심하고 1991년 동영건설을 창업했다. 회사는 거침없이 성장해 판넬 제조업까지 뛰어들면서 회사 자산 규모도 커졌다.

새옹지마(塞翁之馬). 대외 신용도가 높은 덕에 회사 어음을 빌려쓰는 주변 지인들이 적지 않았다.

결국 사달이 나고 만다. 26억원이 넘는 어음을 한국레미콘에 빌려줬는데, 한국레미콘이 파산하는 바람에 그의 회사마저 부도 위기로 몰렸으니.

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아무 것도 없이 뚝심 하나로 앞만 보며 달려온 삶이니, 다시 시작한다는 다짐으로 처음보다 더 열심히 달렸던 것 같아요.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 법이니까요."

회사를 공사 물량이 많던 강원도로 옮겨가면서 많은 공사를 수주, 100억원 정도에 이르는 화의 채권을 모두 갚았다.

이후 회사명도 삼양건설로 바꾸고, 어음은 절대 쓰지 않는다는 철칙도 세웠다. 건설 선진화를 이끌기 위해 충북대 산업대학원 건설공학과를 다니며 석사 학위도 받았다.

자신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믿고 따라 준 가족, 그리고 부도 위기에 몰렸음에도 함께 헤쳐온 회사 직원들의 덕이라고 말한다.

또 한 사람, 그에겐 평생 잊지 못할 은인(恩人)이 있다. 괴산 등기소 공사를 할 때 당시 소장이었던 이재덕 법무사.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두 아들의 수업료 낼 돈조차 없던 그에게 수업료는 물론 대학 등록금까지 선뜻 지원해 준 참 고마운 사람이다.

"등기소 공사를 할 때 공사 관계로 얽힌 사이에 밥 한 끼도 얻어먹을 수 없다고 하시며 처음엔 저를 경계하는 듯 보였는데 성실하게 공사하는 모습을 보고 맘에 드셨는지, 의형제를 맺자고 합디다."

그렇게 다시 탄탄해진 그는 사회에 헌신하는 것으로 보답한다.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장을 맡아 건설인들의 단합과 협력을 한층 강화했다. 건설 관련 11개 단체가 참여한 충북건설단체연합회를 만들고, 건설협회의 숙원사업이던 건설협회 회관도 건립했다. 입찰제도 개선과 충북도내 대형공사의 지역의무 입찰 관철 등 도내 회원사 권익 보호에도 앞장서왔다.

그는 체육인이기도 하다. 사회 환원 차원에서 충북양궁협회장과 충북우슈협회장 등을 맡아 선수들 후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계기.

그의 체육에 대한 열정은 민선 1기에 이어 민선 2기 충북도체육회장으로 선출되는 배경이 됐다.

임의단체이던 도체육회를 법정단체로 만들고, 자치단체의 예산 지원 규정도 임의 규정에서 강제 규정으로 변경했다.

다만 지원 규모를 전체 예산의 몇 %로 규정해야 하는 데 아직 실현되지 않아 이를 해결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도체육회가 재정적으로 안정돼야 선수 육성 및 지원은 물론 생활체육 활성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도내 기업들의 체육 후원 체계도 마련, 1사 1종목 후원제도를 도입해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윤 회장 자신부터 자발적으로 매년 1억원씩 도체육회에 출연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공모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도체육회가 신청한 공모사업은 탈락한 사례가 없을 정도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또 체육회 일을 하면서 힘들고 고민스러울 때도 있지만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고 있다고 말한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기도를 올리며 바르게 살기를 다짐한다. 또 바르게 살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며 "욱하는 성격이 있어서 화를 참을 수 있는 지혜와 인내도 달라고 한다"고 겸연쩍게 웃는다.

사회 여러 계층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드러내지 않는 선행도 이어오고 있다. 매일 새벽 기도때마다 모은 돈으로 연말마다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어린이재단과 대한적십자사, 미혼모 지원 단체 등에도 정기적으로 기부를 해오고 있다.

그가 걸어온 삶의 여정을 듣고 있노라니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며, 따를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확신으로 다가온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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