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훈 충북보건과학대학교 학생취업처장

22대 국회의 개원을 한 달여 남겨둔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리 길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필자는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갈등이 2024년 우리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디 갈등이 없는 사회가 있겠는가?’로 치부하기에 우리 사회의 극한 대립의 골은 너무나도 깊고 한 없이 넓게 자리 잡고 있다.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부유층과 서민층, 기업가와 노동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수도권과 지방, 영남과 호남, 남성과 여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 간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물론 갈등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갈등의 주체 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너무나도 정상적인 사회이고 갈등을 해소하는 단계에서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갈등은 상대방을 향해 항상 화가 나 있고 생각이 다른 대상에 대해 혐오를 느낀다는 점에서 ‘싸우기 위해서 싸우는’ 극한 대립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오직 표를 얻을 목적으로 ‘우리 편’을 만들기 위해 정치인들이 시전했던 ‘갈라치기’로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갈라치기란 용어가 요즘 대유행이다. 이 말은 바둑 용어다. 갈라치기의 사전적 용어는 상대편의 돌이 두 귀에 있는 경우 변(邊)의 중앙 부분에 돌을 놓아 아래위 또는 좌우의 벌림을 꾀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특정 집단에 내부 분열을 일으키는 것을 뜻하는 말한다.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하여 집단 안에 잠재되어 있는 갈등을 증폭시켜 분열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 편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와 믿고 싶은 가짜 뉴스들을 만들어 슈퍼챗, 후원금 등 금전적인 이득을 챙기기에 급급한 유튜버와 소셜미디어가 가지는 지배적인 영향력이 우리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고 있다.

거기에 마침 지난 3년여의 시간 동안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단절된 소통, 악화된 취약계층의 고용 상황과 삶의 질, 비정상적인 학교의 수업과 교우관계, 디지털 전환의 빠른 확산 등도 우리 사회의 갈등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현재 의정 갈등까지 더해져 우리 사회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너무 깊어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의 골을 메워나가기 위해서는 교육계를 비롯하여 사회 각계각층의 자정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 본성이 지닌 선함의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게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상호 이해와 배려, 양보의 미덕을 찾으려고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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