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25개월만 최저… 체감물가 높아
지난달 比 채소류 7.1%·농산물 4.7% ↑
상추·시금치 등 잎채소류 가격 크게 올라
햄버거·김밥 등 단골 외식품목도 ‘줄인상’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지표상 물가상승률은 2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생활 속 물가 체감이 큰 외식비용과 채소류 가격 상승으로 밥상물가가 치솟은 탓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과 비교해 채소류는 7.1%, 농산물은 4.7% 각각 올랐다.
지난달 폭우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폭등했는데, 특히 상추 83.3%, 시금치 66.9% 등 잎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오이 23.2%, 토마토 10.2%, 파 9.7%, 배추 6.1% 등 품목에서도 물가 상승폭이 컸다.
외식 가격은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오르며 지표상으론 지난해 1월(5.5%)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품목별로 따져보면 햄버거 15.4%, 피자 12.4%, 김밥 8.2%, 구내식당 식사비 7.8%, 라면 7.7% 등 자주 소비하는 품목에 대한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서민 경제와 직결되는 밥상물가 상승에 가정주부, 소상공인 등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박 모(29)씨는 "최근에 외식비 지출을 줄이려고 장을 봤는데, 필요한 것만 샀다고 생각했는데도 5만원을 금방 넘겼다"며 "주변에 혼자 사는 친구들이랑 최저가 상품을 공유하거나 함께 구매하는 방식으로 식비를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집중호우 가능성이 남아있고 태풍 영향, 9월 추석 명절까지 겹쳐 앞으로 채소류를 중심으로 한 밥상물가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집중호우에도 불구 농축산물 소비자 물가지수가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1.5% 하락한 점을 들어 이달 소비자물가 안정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유통소비정책관 주재로 대형마트·농협 등 유관기관과 농축산물 수급상황 간담회를 개최하고 집중호우 이후 주요 농축산물의 수급 전망과 대응방안을 공유했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집중호우로 상추 등 일부 시설채소 가격이 강세지만, 공급 여건 개선으로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식품부는 향후 폭염 등 기상악화에 대응한 수급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비축·계약재배, 수입 조치 등을 통한 공급 확대,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할인 지원 추진 등 여름철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