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생산자 “정상품도 도매금 취급” 우려
道 “특수 상황때만 생산… 걱정 불필요”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충북도가 못난이 농산물 가공품 품목을 확대하자 생산자들 사이에서 전반적 이미지 훼손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칫 고품질 농산물까지 하자가 있는 것으로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는 우박 피해 등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품목을 취급하는 만큼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27일 충북도와 지역 생산자 등에 따르면 충북도는 비규격, 등외품 등으로 판매가 어려운 농산물을 활용한 농가의 가공품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일명 ‘못난이’ 이름이 붙은 것인데 ‘못난이 김치’가 대표적이다.
이 ‘못난이 김치’는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사업시작 1년만에 9억여원 상당 276t이 팔렸다.
이 못난이 김치는 미국 등 8개국으로 수출되며 전국적 브랜드 명성을 얻고 있다.
충북도는 이 성과를 토대로 올해 고추와 감자, 옥수수 등으로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내년부터는 모든 농산물로 넓혀 유통, 판매 등 판로체계를 확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생산자는 이런 상황이 마냥 반갑지 않다.
못난이 농산물 가공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과 비례해 멀쩡한 농산물로 생산한 상품까지 도매금 취급을 받아 저가 품질 이미지가 고착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괴산지역 한 농민은 "도가 농가를 돕기 위해 못난이 농산물 활용을 확대하는 것은 잘 알고 있고,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괴산 절임배추의 경우 전국적으로 고품질 인정을 받고 있는데 못난이 김치의 인기에 파묻혀 도매금 취급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또 못난이 농산물 인기가 높아질수록 멀쩡한 제품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줄게 마련이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했다.
청주지역 한 농민은 "시·군마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 판매에 통합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에서 못난이 농산물 가공품을 내놓으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일 수 있다"며 "잘못하다가는 전체적인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충북도는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농민들을 달랬다. 우박이나 냉해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 만큼 상시 판매가 이뤄질 수 없고, 선별장에서 선별을 거친 농산물로 가공품을 만들어 상품에 큰 하자는 있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충북도 관계자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 판매는 오로지 농민들을 위한 것"이라면서 "못난이 농산물 활용 사업은 자연재해라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할 때만 추진하는 것이어서 크게 걱정을 하시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배추, 사과, 고추, 감자 등 못난이 농산물 활용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