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치의학 변천사… 충청권은 버려졌다]
<글 싣는 순서>
①국내 치과대학·병원 50년간 단계적 변화 "충청권은 배제"
②치과의사 1인당 진료 전국 최다, 지역 인재 배출은 배제
③침묵했던 정치권,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응나설까
④지역거점국립대 충남대 ‘첨단융합 디지털 치과대학’ 방점

②치과의사 1인당 진료 전국 최다, 지역 인재 배출은 배제
충청권 치과의사 1인당 진료 970건 달해
강원·제주 제외 전국 최대… 수도권 상회
교육계, 지역인재전형 효용성 강조하지만
충청 해당 없어…“인력 확보 어려운 상황”

치과의사 국가실기시험 [연합뉴스 자료사진]
치과의사 국가실기시험 [연합뉴스 자료사진]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50년간 국립대 치과대학·병원 설립에서 완전히 제외된 충청권은 지역 치의료 서비스와 인재 양성의 불균형 우려를 안고 있다.

치과의사 1인당 진료 건수는 전국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지역에 뿌리 내릴 인재를 배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적으로 외래 진료를 가장 많이 찾은 질환은 급여 기준 ‘치아 및 지지구조의 기타 장애’가 1순위를 차지했다.

해당 질환에 대한 전국 진료 실인원은 2212만 5506건으로 전국민의 40% 이상에 달했다.
국내 치과의사 인력은 2만 5400여명(2020년 기준)으로 1인당 평균 870여건의 진료를 본 셈이다.

다만 권역별로 의사 1인당 진료 건수에 대한 불균형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충청권의 경우 2021년 한 해 진료 실인원은 233만 8143건, 치과의사 1인당 진료는 평균 970건에 달했다.

강원·제주를 제외하면 전국 최대로, 수도권(832건), 대구·경북(916건), 호남(845건), 부산·울산·경남(912건) 등을 상회한다.

이러한 편차는 일반적인 치아 우식과 외과적 치료에 대한 부분을 감안하면 더욱 클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권역별 치의료 서비스 간극은 공공 영역에서 크게 도드라진다.

대전을 기준으로 국립 또는 대학·공공병원이나 보건기관에 근무하는 치과의사는 7명(전문의 3명)에 불과하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중 15번째로 적은 수치며 제주(9명)보다 적다. 이는 권역 내에

국립대 치과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충청권 전역으로 봐도 55명(전문의 16명)에 불과해 수도권(464명), 호남(221명), 부·울·경(194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데다가 강원(100명)의 절반 수준이다.

지역 한 의료계 관계자는 “구강 악안면 외과 등 응급환자를 다루는 상급이나 공공기관 의사가 매우 드물어 타 외과적 진료와 함께 병행해 대응을 할 문제도 대응이 어려운 여건”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선 지역 내 치의학 인재의 정주와 관련해 2010년대 중반부터 지역 고교생을 선발해온 지역인재전형의 효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충청권 내에선 사립대 1개교가 유일하게 치과대학을 운영 중이지만 수도권에 대학본부를 둬 해당 전형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최근 해당 전형이 지방소멸위기의 해법으로 대두되면서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까지 이뤄지고 있지만 전면 배제된 상태다.

치아·지지 구조 등을 기준으로 진료 건수가 충청권보다 20만건 이상 적은 호남권에선 100명에 육박하는 인원을 해당 전형으로 모집 중이다.

충남대 관계자는 “전신마취가 필요한 장애인의 구강 진료 접근성도 공공의료서비스의 한 축”이라며 “대전 내에선 치아 탈골이나 안면 골절로 인한 응급치료, 외과 응급수술 등에 대한 전문인력과 마취의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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