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정책보좌관 배후설 등 각종 의혹 쏟아져…“참모로서 생각 밝힌 것일 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속보>= 천안시청 공직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박상돈 시장이 최근 불당동 시민체육공원에 대한 개발 구상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이후부터 배경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0월 30일·31일자 12면 보도>
특히 한 정책보좌관이 박 시장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후설’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박 시장이 지난달 말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발표했던 ‘불당동 체육공원부지 관련 시정 현안 연설’의 핵심은 공원 부지를 활용한 대규모 아파트 개발 추진이다.
사실 이 사업이 시청 내부에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인 연말부터다. 또 비공식적으로 내부 직원들이 사업 검토에 들어간 시점은 올해 상반기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개발 관련 부서 직원들끼리 모여 사업에 대해 검토한 결과 ‘부적격’ 결론이 났다고 한다. 애초 사업자가 제출한 서류가 미비해 접수도 안 될뿐더러 검토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가 싶던 이 사업에 대한 논의는 올 하반기에 다시 부상했다. 하지만 박 시장 측근들 사이에서도 워낙 사업 반대 기류가 강해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재판이 끝난 이후에 논의해 보는 방향으로 조율됐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이병하 시의원이 지난달 초 천안시 담당부서에 ‘시민체육공원 관련’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자료를 요청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 의원은 특히 시민체육공원을 향후 아파트로 전환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공식 답변을 요청했다.
이후 시 담당부서 공무원들은 물론 시장 측근들까지 호출돼 ‘개발 사업 공론화’에 대한 공식 발표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시 공무원들과 일부 측근들은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소지는 물론 사업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시장이 개발 발표에 대한 의중을 접는가 싶으면 등장한 인물이 바로 정책보좌관 A 씨였다고. A 씨가 시장실로 들어갔다 나오면 시장 의중이 달라졌다는 게 취재에 응한 상당수 직원과 측근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결과적으로 박 시장은 최근 시의회에서 “불당동 체육공원부지 개발 구상에 대해 알리고 공론화 과정을 통해서 사업추진의 올바른 방향을 확립하고자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를 두고 A 씨가 배후에서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심지어 A 씨가 사업에 상당 부분 관여돼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공무원은 “특정 정책보좌관이 시장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A 씨는 “(시장님이) 이 사업에 대해서 실무적인 부분을 알아보라 지시했고 법률적 문제가 있는지 등을 알아보며 뒤에서 챙겼다”면서도 “저는 참모로서 의견을 물어봤을 때 제 생각을 밝힌 것일 뿐이다. 최종 판단은 시장님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시장님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을 저도 들었다”며 “사업을 반대하고 안 하려고 하는 공무원들이 말을 좀 많이 만들어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