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백제전 돌아보기 ③ 세계와 통하겠다던 대백제전, 현실은…
대외협력 예산 10억9200만원 들여 해외 관광객 유치 홍보·공연단 초청
재단 "올해 매표 안해 해외 관광객 정확히 집계 할 수 없지만 많이 온 듯"
백제와 외국의 문화교류 역사 엿볼만한 프로그램 충분치 않았단 지적도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지난 9일 폐막한 2023 대백제전이 ‘대백제, 세계화 통(通)하다’라는 주제를 충분히 녹여낸 세계인의 장이었는지 아쉬움이 제기된다.
백제의 세계화를 내걸었지만 애초 해외 방문객 목표를 낮게 설정했을 뿐만 아니라, 행사 기간 중 방문한 해외 방문객 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제와 교류한 역사가 있는 외국의 공연단을 초청해 축제의 볼거리를 키웠지만, 넓은 교류로 문화적으로 융성했던 백제를 표현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백제전을 주관한 백제문화제재단에 따르면 세계와 통하겠다는 올해 주제는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허브로서 영향력을 행사한 백제를 현대에 되살리지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의 요서, 산둥지방과 일본의 규수지방, 나아가 동남아시아까지 활동했던 백제가 곧 한류의 원조였음을 재조명하면서, 백제문화제를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재단 측은 지난해 배정하지 않았던 대외협력 예산 10억 9200만원을 세워 해외 관광객 유치 홍보(4억 1000만원), 백제권역 해외 공연단 초청(3억 3200만원) 등에 투입했다.
문제는 사업비를 집행했으면 평가나 성과 분석 등이 있어야 하지만, 주최 측은 대백제전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조차 집계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전에는 입장표 판매를 통해 집계가 가능했지만, 올해는 매표를 안 해 해외 관광객을 정확히 집계할 수 없다"며 "축제장을 돌아보니 어림잡아 보면 많이 온 것 같긴 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백제전이 백제의 세계화에 의지가 있었는지는 지난 축제들과 비교할 때 더욱 커진다. 단적으로 13년 전 열린 2010 대백제전은 외국인 방문객 수 20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대백제전은 실제 집계를 떠나 애초 외국인 방문객 목표를 단 2만명으로 잡았다. 심지어 대백제전보다 규모가 작았던 2016 백제문화제도 외국인 방문객 목표를 이보다 높은 3만명으로 설정했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 상 코로나19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백제와 외국 간 문화 교류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일본, 중국, 베트남,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백제와 교류한 7개국의 10개 공연단이 각 나라의 전통문화공연을 선보인 정도다. 백제의 교류를 이해할만한 전시관 하나 없다 보니 기획 단계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부여 축제장에서 만난 방문객 주모 씨는 "주제가 ‘대백제, 세계와 통하다’인 것을 (기자가 알려주기까지) 몰랐다"며 "어디에서 그 주제가 표현됐는지 모르겠고 외국인이 많이 보인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