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공원 아닌 종합운동장 일원 개최…‘전통성 부정’ 반발 우려

2021 천안흥타령춤축제 사진. 천안흥타령춤축제 홈페이지 제공.
2021 천안흥타령춤축제 사진. 천안흥타령춤축제 홈페이지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박상돈 천안시장이 앞으로도 지역 대표 축제인 ‘흥타령춤축제’를 삼거리공원이 아닌 종합운동장 일원에서 개최하는 것에 대한 의중을 밝혔다.

하지만 흥타령춤축제(이하 춤축제)는 기존 삼거리문화제를 계승, 발전시킨 행사라는 점에서 ‘전통성 부정’에 대한 반발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춤축제 폐막 다음날인 10일 오전 시청 브리핑실을 찾은 자리에서 “앞으로 동남구는 K-컬처 박람회로, 서북구는 춤축제로 이렇게 역할 분담을 지역적으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박 시장은 “삼거리공원은 내년 말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축제를 해보니깐 여기(불당동)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삼거리공원은 협소하고 주차장 부족과 관람객 불편 등 소규모로 할 때는 몰랐는데 대규모 행사는 안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삼거리공원은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재개발 사업이 한창이다. 지하 주차장과 자연마당 조성 등을 위한 1단계 사업이 올해 마무리되면 내년에 테마 공원 공사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재개발사업이 본격 착수하면서 삼거리공원에서 열리던 춤축제는 지난해부터 종합운동장 일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그런데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는 춤축제에 대해 적어도 관람객 동원 측면에서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합운동장 일원의 불당동과 백석동에는 워낙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몰려있는 여건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주말에다 연휴까지 겹친 올해 축제에는 걸어서 행사장을 찾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집객 효과’에 대한 긍정 평가에 대해 박 시장도 앞으로의 축제 장소로 종합운동장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천안흥타령춤축제’는 1987년 시작된 ‘천안삼거리흥타령문화제’의 맥을 잇는 행사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축제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지만 ‘디지털천안문화대전’에는 춤축제의 연원 및 개최경위가 자세하게 표현돼 있다.

‘천안시에서는 흥타령 민요의 발상지이며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고 있는 천안 삼거리의 고유한 정체성을 잘 살려 축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공론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는 기자의 질문에 박 시장은 “당연히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될 것 같다. 논의 과정은 충분히 반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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