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억 잃은 사람도…4천억 다단계 사이버도박장 ‘충격’

111명 검거해 운영자 등 7명 구속… 단순 도박 43명도 검거
해외 도박 서버 임대해 국내서 피라미드 다단계 관리
전국 각지에 매장 두고, 도박 참여 계좌만 4만개 관

충남경찰청 전경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한 사람이 최대 54억원을 탕진하는 등 4000억원 규모의 사이버도박장 운영에 가담한 10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불법 카지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111명을 검거하고 이중 운영자 A(40)씨 포함 핵심인물 7명을 구속했다.

A씨 등은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해외 도박 서버를 임대해 이를 국내에서 피라미드 다단계 방식으로 관리하며 범행을 저질렀다.

최상위의 본사에서부터 부본사, 지사, 총판, 매장 등을 차린 뒤 도박 참여자들이 매장에 들어와 현금을 입금하면 해외 카지노에 참여할 수 있는 계정에 사이버머니를 넣어 제공하는 방식으로 도박장을 운영했다.

매장만 수백개에 이를 정도로 전국 각지에 사이버도박장이 뿌리 뻗었고, 도박장에 접속할 수 있는 계좌만 4만여개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4000억원 규모의 사이버도박장에는 최대 54억원을 탕진한 참여자도 있었으며, 도박에 중독돼 대출까지 받은 수억원까지 날리고 직장마저 잃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 등 도박장 운영자와 함께 단순 도박 참여자 43명도 검거했다.

또 경찰은 A씨 등이 도박장을 운영하며 취득한 부당이득이 2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범죄수익금을 추적해 현금, 예금, 부동산 등 60여억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은 사행행위감독위원회의 수사 의뢰를 받아 지난해 6월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 1월 본사 등 핵심인물을 체포한 뒤 최근까지도 하부 조직까지 대거 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도박은 중독성이 매우 강해 한 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므로 애초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며 “엄정한 단속과 더불어 도박중독자의 치료 및 재활을 위해도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관계기관과 적극 연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