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에서도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학교복합시설은 학생수가 줄어든 구도심 학교에 도서관이나 수영장, 주차장 등 문화·체육·복지시설을 조성한 후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해 학교를 지역 상생 거점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올해 사업공모를 시작으로 5년간 총 200개의 사업을 공모 신청할 계획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이에 발맞춰 ‘학교복합시설 사업 세부 공모 일정’을 공개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키로 했다.
이 같은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학교복합시설이 구도심 공동화의 해결책 중 하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신도심 학교는 학생수가 넘쳐나고 구도심 학교는 학생수가 급감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역사가 100여년에 이르며 명문학교로 꼽히던 학교들이 이제는 폐교를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교육기관에서는 구도심의 학교를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구도심 학교의 신도심 이전은 구도심의 공동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단점이 있다.
구도심의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부족한 인프라 때문이다.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인구가 줄면서 학생수도 따라 감소하고 학교도 위기를 맞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학교복합시설은 구도심의 알짜배기땅에 부족한 인프라를 보충하는 의미가 있다. 구도심의 인프라가 강화되면 학교 역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된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공동체 모두의 노력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학교는 지역사회의 일원이면서도 괴리된 면도 없지 않다. 학교복합시설은 이 같은 괴리를 줄여줄 수 있는 사업이다. 학교가 지역사회에 울타리를 열면 지역사회도 학교와 아이들을 보호하는 작용을 할 것이다. 교육당국과 지자체가 협치해 학교복합시설이 구도심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게 노력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