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보다 관리자 권한 커
아이 돌보미 인식 개선 필요

교사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교사.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충남의 한 유치원 교사들이 원내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갑질신고가 논란인데, 지역 일부 교원단체에선 유치원 내 갑질이 만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중등학교와 비교해 관리자의 권한이 커 갑질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이하 조합)는 충남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신고가 들어온 데 대해 도교육청이 엄정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

조합은 해당 어린이집 관리자가 청렴도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줄 것을 강요하고, 폭언을 일삼아 유치원 교사들을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갑질 신고를 당한 유치원뿐 아니라 도내 모든 유치원에서 갑질과 폭언이 만연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조합 관계자는 "유치원에서는 ‘1일 1 갑질’이 이뤄진다고 할 정도로 일상이 되어버렸다"며 "‘갑질’을 ‘갑질’로 바라보고 갑질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유치원 내 갑질이 만연한 이유로는 원내 관리자의 과도한 권한을 이유로 꼽고 있다.

유치원 원장·감이 교사들의 근태 점수를 부여하는데, 근태 점수는 승진·유치원 배정 여부와도 직결돼 있어 교사들이 갑질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유치원 교사는 "충남의 경우 거주지역과 가까운 유치원에 배정을 받고 싶은데, 근태 점수가 유치원 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고 해도 거부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관리자 급은 도교육청과도 연결이 돼있다 보니, 도교육청에서도 부당함에 대해 관리감독이 소홀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유치원 교사를 ‘아이 돌보미’로 생각하는 인식도 갑질과 폭언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유치원 교사는 ‘교사’라는 인식보다는 ‘아이 돌보미’로 취급하곤 하는데, 관리자들도 그런 인식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며 "갑질과 폭언 문제를 해결하려면 관리자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역 교원단체에선 유치원 갑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재영 충남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유치원의 경우 관리자가 쥐고 있는 권한 등 구조적인 문제로 갑질과 폭언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유치원 내 갑질과 폭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이 빠른 시일 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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