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월 우리나라 전역 영향권
올 여름 슈퍼엘니뇨 가능성도
대전기상청 “감시·대비 필요”

[충청투데이 노세연 기자] 올여름 3년 만에 발생한 ‘엘니뇨’가 충청권 기상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지역사회 초미의 관심사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 해수면온도가 급상승함에 따라 이달부터 7월 중에 엘니뇨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 3년간 이어진 라니냐가 끝나고 자연적으로 찾아온 기상현상으로, 당초 세계기상기구가 예상했던 시기(내달~8월)보다는 1개월 이르다.

엘니뇨는 무역풍의 세기에 따라 발생하는 자연현상이다.

편동풍의 일종인 무역풍은 태양에너지를 받아 따뜻해진 동태평양 해수를 서태평양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역풍이 불어 따뜻한 해수가 서쪽으로 이동하면 동쪽에선 표층해수를 보충하기 위해 바닷속 찬물이 공급된다.

이로써 서태평양 쪽은 따뜻하고 동태평양 쪽은 차가운 해수면 온도분포가 유지된다.

하지만 엘니뇨가 발생하면 이러한 전 지구 대기 순환 시스템이 뒤흔들린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역풍이 약화되면서 따듯한 해수가 동쪽에 머물고, 아메리카 대륙의 기온도 높아진다.

더운 공기는 밀도가 낮아 위로 올라가는 상승기류가 만들어지고 이에 따라 동태평양 부근은 ‘저기압’ 상태가 된다.

위로 올라간 기류는 다른 곳에 내려앉게 되는데 이때 하강 지점에 고기압이 형성된다.

이처럼 엘니뇨에 의해 저·고기압이 번갈아 만들어지면서 결과적으로 한반도에는 저기압이 통과하게 된다.

여름철 우리나라에 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하면 통상 남부 지방를 중심으로 강수량이 늘고 기온이 낮아진다.

충청권 지방기상청은 엘니뇨가 지역 기상상황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엘니뇨는 수 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역적으로 영향을 세분화하긴 어렵지만, 대규모 기상현상인 만큼 우리나라 전역이 영향권에 든다”며 “이달부터 엘니뇨가 나타나기 시작해 특히 9~10월에는 매우 강한 슈퍼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실제 강한 엘리뇨가 발생했던 지난 2015년 우리나라 11월 기온이 평년보다 2.5℃ 높고, 약 15일 간 비가 오는 이상고온·이상강수가 발생한 바 있어 철저한 감시와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청주기상지청 기후서비스 담당자 역시 “엘니뇨 영향 시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5월에는 고기압 통과, 남풍 순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고온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세연 기자 nobird@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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