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청주 아파트 저가 분양 ‘허와 실’
上. 충북 평균값 인하 압박요인 작용
下. 市 시장 개입 논란 속 불패 신화

下. 市 시장 개입 논란 속 불패 신화
청주시 개입에도 물량증가 기현상
기대수익 줄이더라도 반대 어려워
낮은 분양가 서민 주거 취득 기회
등급 낮은 자재·주차장 부족 문제

무심천 일대 청주 도심 전경 [청주시 제공]
무심천 일대 청주 도심 전경 [청주시 제공]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충북, 특히 청주의 분양가가 전국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청주시의 적극적인 개입 때문이다. 일부 시행사에서 불만과 함께 위법성 논란을 제기할 정도다.

공식적으로 공공택지에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만 청주 지역에서는 청주시가 비공식적으로 분양가 산정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청주시의 개입으로 청주 지역 아파트 분양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 이론을 초월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공급가격을 낮추면 시장은 위축되고 공급은 줄어든다. 하지만 청주에서는 청주시의 시장 개입에도 오히려 공급물량이 늘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4469세대와 4739세대였던 공급량은 2021년 9865세대, 2022년 8066세대, 2023년 8611세대를 기록했다.

‘2021~2030 청주시주택정기본계획보고서’에서 제시한 2030년까지 신규 주택 수요인 연평균 3764~7361세대를 뛰어넘는 공급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1만 5322세대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 특히 청주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공급이 예정된 물량은 10만세대를 넘어선다.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청주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 속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이차전지 첨단전력 특화단지 조성, K-바이오스퀘어 건립 등 미래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은 높은데 기존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지난해 전국적인 미분양 몸살 속에 청주에서 공급된 아파트는 일부 미계약이 발생하긴 했지만 대부분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배경이다.

성장가능성과 높은 분양률은 건설사를 상대로 한 청주시의 협상력을 높여줬다.

한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인구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지역에서도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새 아파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건설사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며 "반면 청주는 일정 부분 성공적인 분양이 보장되는 지역이라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건설사들은 기대수익을 줄이더라도 청주시의 분양가 제한에 반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모든 정책이 그렇듯 청주시의 분양가 개입에도 장단점이 존재한다. 우선 청주 지역 아파트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의 자재로 건축된다.

골조 등 안전과 관련한 비용은 청주시에서도 철저하게 관리하지만 낮은 분양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테리어 자재 등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대수에 비해 부족한 주차장도 낮은 분양가가 원인이다.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분양가 제한을 회피해 옵션의 비중과 가격을 높여 실구매비용을 올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장점도 분명하다. 낮은 분양가는 서민의 주거취득 기회를 늘려준다. 낮은 분양가는 또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 급상승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청주에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경우 다른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구입 비용은 청주의 인구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청주시의 분양가 정책은 서민 주거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며 "기본적인 사항조차 옵션으로 전환하고 가격을 올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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